떨어지는 아득함이야 어찌 알까
고요히 울부짖던 석양이 수평선 너머로 평안히 추락한다
지상에 낙원이라곤 어느 한 곳도 존재하지 않아
수평선 너머로 떨어지는 것이 되려 나을지도 모르지
적막의 꼬리를 물고 흑막이 내려앉아 세상의 소음을 짓누른다
검은 도로를 내달리던 것들 중 미련이 남은 것들은 발걸음을 보채고
발이 무거워 더는 걸음을 떼지 못하는 것들은 저마다의 공간으로 향한다
멍이 번진 듯 보라색 구름들이 흩어져 달을 가리고 별을 가리는데
주황빛 석양은 어느새 자취를 감추고 밤이 내려와 모든 것들을 가둔다
불안한 평화는 차갑고 미덥게 주저앉는데
채 정리하지 못한 감정은 시한부 판정을 받고
밤새 뒤척이며 잠을 못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