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단추를 채운다

by 권씀

빛바랜 셔츠의 단추를 채운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얼추 열개 남짓한 단추를 채우는 시간이 생각보다 꽤 오래 걸린다


똑딱이 단추라면 엄지와 검지로 꾹 누르면 쉬울 일인데

손에 익은 건 단추를 하나둘 채우는 것이라 묵묵히 단추를 채운다


사는 일이 단추를 채우는 것과 같지


귀찮고 번거로워도 묵묵히 차근차근 단추를 채워야 제대로 옷을 입는 것이라

그 쉬운 똑딱이 단추로 바꾸지 않고 채우는 단추로 오늘도 옷을 입어본다


하루를 채운다

하루 이틀 사흘 나흘 닷새 엿새

묵묵히 차근차근 셔츠의 단추를 채우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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