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을 가로지른다
어느 나라 말인지 모를 말들은 머리맡을 오가고
눈을 떠도 어둠뿐인 곳에서 구릿빛 블록을 집어먹는다
그 언젠가 밖이라는 걸 들었다
여러 개의 나라가 있었다는 것도
여러 개의 나라에서 여러 개의 말을 한다는 것도
하지만 그건 내가 가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일 뿐
중립을 외쳐대는 이들은 이토록 많은데
중립 중에서도 또 패는 갈린다
붉은 달이 뜬 패가 내 것일까
푸른 해가 저무는 패가 내 것일까
커다란 광장이 있었다면 소리라도 질러볼 텐데
좁디좁은 이곳에선 어쩔 도리가 없다
우르르 몰려다니는 이들을 피해 몸을 눕힌 곳으로 돌아온다
다시 어두워진 시야 안 웅크린 등이 보인다
웅크린 것들은 오늘도 누운 채로 대륙을 가로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