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과호흡

by 권씀

보통 호흡으로는 숨이 가빠 한숨으로 들이쉬고 내쉰다. 걸어도 걸어도 까마득한 것이 나는 달을 향해 걷고 있는 걸까. 사랑하는 이는 기약이 없고 해 짧아지는 하루는 야속하게도 자취를 감춘다. 벅차오르던 숨이 터져 기나긴 한숨으로 땅에 스며든다. 꿈, 사랑, 희망 이 모든 것들의 아득한 원근감에 멀미가 이는 밤. 변치 말고자 했던 것은 너무 쉬이 변해버렸고 변하고자 다짐했던 것은 그대로 남아 굳어버렸다. 어쩜 이렇게 인간의 관성은 차등적인지. 설계자 조차 없는 감옥 안에는 무수히 많은 수감자가 있었더랬다. 형벌은 잔인했더랬지. 긴 인연을 인위적으로 만들고 자연적으로 천천히 멀어지게 끝내 볼 수도 닿을 수도 없게 된다고 언젠가 들었더랬지. 앞이 껌껌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때쯤 소리 없이 울게 되었더랬다. 어디 갔냐고 보고 싶다고. 비행이란 이름으로 벼랑 끝에서 떨어지던 수많은 강물들은 결국에 구름이 되었다. 결국엔 땅이 그리워 빗방울로서 다시 돌아오겠지만. 비의 호흡이 멈춘 지 오랜데 어디쯤에서 나는 숨을 내쉴 수 있을까. 설계자 조차 없는 감옥 안에서는 호흡이 가빠 늘 숨을 쌕쌕거린다. 우주 미아가 되어버린 나날은 이렇게나 하나둘 성실히 쌓여만 가는데. 넓고 넓은 광활한 우주, 그곳에 수많은 행성 내 행성 하나 있을까. 어린 왕자처럼 행성 하나 얻을 수 있을까. 걱정만 하다 떨어지던 유성들 다 놓쳐버려. 빗방울을 잡는 것처럼 쉽게 생각해서 놓쳐버리는 걸까. 결국 나는 과호흡 하나 가진 미아가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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