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노을의 숨소리를 알까
하루를 공들여 붉게 저무는 노을 말이다
쌔액쌔액 소리를 내며
온 사방에 붉게 스며드는 노을 아래
노랗게 빨갛게 또 푸르게 익어가는 것들은
슬며시 웃음을 지으며 슬픈 인사를 건넨다
길가에 소담히 핀 것은 제 마음 뿌리에 감추는데
사람들은 저마다 절실할 때 그것이 베푼 기쁨을 생각하지
지는 노을의 숨소리는 점점 가빠져만 가는데
가지 끝에 걸린 바람 한 자락도
바위 아래 쉬는 물결 한 자락도
오늘은 한줌의 빛으로 떨고 있구나
자리를 내 줄 때마다 우연처럼 마음을 흔들더니
마음을 내 줄 때마다 필연처럼 따라와 안아주더니
오늘은 노을 아래 색색이 물든 것들이 온통 흔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