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설레는 계절

by 권씀

사람들은 노을의 숨소리를 알까

하루를 공들여 붉게 저무는 노을 말이다


쌔액쌔액 소리를 내며

온 사방에 붉게 스며드는 노을 아래

노랗게 빨갛게 또 푸르게 익어가는 것들은

슬며시 웃음을 지으며 슬픈 인사를 건넨다


길가에 소담히 핀 것은 제 마음 뿌리에 감추는데

사람들은 저마다 절실할 때 그것이 베푼 기쁨을 생각하지


지는 노을의 숨소리는 점점 가빠져만 가는데

가지 끝에 걸린 바람 한 자락도

바위 아래 쉬는 물결 한 자락도

오늘은 한줌의 빛으로 떨고 있구나

자리를 내 줄 때마다 우연처럼 마음을 흔들더니

마음을 내 줄 때마다 필연처럼 따라와 안아주더니

오늘은 노을 아래 색색이 물든 것들이 온통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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