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로 튀면 내가 못 올 줄 알았지?
불륜 사실을 안지 딱 14일 2주가 흘렀다.
같은 회사를 다니는 너희 둘.
그녀는 나를 피해 일주일 더 빨리 비행기표를 끊어 캐나다로 떠났었다.
그전까지 나는 남편을 따라 캐나다를 갈지 말지 망설이고 있을 때였는데...
그녀의 피난이 나에겐 캐나다를, 토론토를 반드시 가야 할 명분을 만들어 주었다.
분명 그다음 주 토요일에 떠나야 하는 그녀는 회사사람들과의 단톡방에도 사라지지 않는 1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녀의 아버지가 그녀를 대신해서 나와 면담을 한 것만 보았을 때
그녀는 도망갔구나를 느낄 수 있었다.
나라도 도망갔을 거 같다.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었을 거고, 나에게 프러포즈한 남자친구한테 나의 불륜 소식이 닿을까 봐 얼마나 전전긍긍하며 남자친구만은 이 비밀로부터 지키고 싶었을까...
온갖 핑계를 대서라도 같이 한국을 떠나고 싶었을 거 같았다.
그녀는 나의 카톡을 읽지도 전화를 받지도 않았고, 그녀는 토론토로 튀었음을 본능적으로 알았다.
나의 결심은 그녀가 텼음을 알고, 더 확고해졌고 난 나의 퇴직금을 다 그녀의 인생을 망치는데 쏟아붓기로 마음을 먹었다. 나에게 사과하지 않은 너, 묵비권을 행사하고, 변호사를 통해서 얘기하라는 너...
나도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하리라...
네가 할 수 있는 건 방어 밖에 없을 것이다. 내가 얼마나 다치는지는 고통스럽지 않았다. 내가 흘리는 눈물, 피 절반만이라도 너에게 상처 입히고 말 거다.
내가 상대해야 하는 건 두 명이니까... 너랑 나를 배신한 가장 나쁜 놈인 내 남편...
토론토 그의 집, 우리의 신혼집이 될지도 몰랐던 그곳에 도착하니 오바이트가 저절로 올라왔다. 안방에 있는 침대를 보니 손이 덜덜 떨렸다. 부엌의 식기들, 거실의 소파......
너희 둘이 여기서 알콩달콩 먼저 살았을 생각 하니, 정말 괴로웠다.
2주밖에 안 흘렀는데, 너무 많은 일이 있었고, 살이 5킬로가 빠져있었다.
캐나다, 토론토 여기는 내가 아는 사람 아무도 없고 도와줄 사람도 변호사도 없다. 한국과의 시차도 밤낮으로 완전 정반대다.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나는 다시 내 마음을 붙잡기 위해 일기를 쓴다.
그리고 정신과 약을 먹는다. 검색해 보니 공황장애 약이었다.
에프람정 10mg, 로라반정 1mg.....
2주 치를 받아왔으니, 2주..... 버텨보자.
나도 안다. 내가 하는 행동들이 얼마나 자기 파괴적이고 소모적인 행동인지...
근데 멈출 수가 없다.
정말.... 이 배신감과 상실감은.......
설명할 수가 없다.
밖에 거실에서 코 골고 처자고 있는 남편의 귓방망이를 치고 싶지만, 기운이 없어서 관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