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까지 와서 널 드디어 보네. 용서는... 포기야...
내가 너희들의 불륜을 한지 한 달, 내가 너를 본 지 3주 , 네가 캐나다로 도망간 지 2주 만에
너를 다시 봤다.
마침 그날 남편은 반차였고, 나는 백수였고,
우연인척 너를 볼 수도 있을 거 같다는 공포감과 스릴 때문이었을까, 점심시간 11시가 되기 전에 찾아갔었다.
나는 너희들이 같이 다는 회사 건물로 찾아갔다. 그리고 1층 아주 넓은 카페에 실외에 앉았다가
우연히 너희 둘의 사이좋은 모습을 볼지도 모른다는 망각과 두려움에 나는 다시 실내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맥주를 한잔 시켰고 너희들의 점심시간이 11시 반이 다 되어 가자, 너희들을 나올 수도 있다는 불안감과 내 눈으로 너희를 확인하고 싶다는 마음의 공존으로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마시던 맥주와 신경 안정제 2알을 같이 삼켰다. 그러면 안 되는 줄 알지만...
5분 뒤 나의 심박수는 아까 뛰던 게 거짓말인 듯 다시 시체처럼 고요하게 안정을 찾았고 알코올 성분 때문인지 살짝 졸리기도 하고, 갈증 때문인지 긴장한 탓인지 마신 삿포로 생맥주 두 잔 때문에 화장실을 다녀와야 했다.
그리고 나오면서 바깥 테라스 유리 넘어 보이는 너..... 흰 블라우스에 은색 실크 스커트.....
내가 3주 전에 본 흰 블라우스의 검은 바지와 별 다르지 않은 의상이라 한눈에 알아봤다.
순간 나는 뒤돌았어.... 혹시라도 네가 날 봤을까 봐.....
그리고 내가 왜? 내가 쟤를 피할 이유가 전혀 없지 않나?라는 스스로에 대한 반항심이 생기더라.
그렇지만 너는 금방 지나간 후였지,
그리고 나는 곧장 야외 테라스로 자리를 옮겼어.
원래 야외 테라스에 앉고 싶기도 했고 술기운 때문인지 약기운 때문인지 침착했거든..... 용기가 났거든
그리고 20분? 30분 정도 지났나? 나는 또 다른 맥주 한잔 중에 2/3만큼을 마신상태였고,
너랑 눈이 마주친다면 무슨 말을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그냥..... 그때의 나에게 맡기기로 했지.....
그리고 넌 양쪽에 회사 직원을 낀 채로 웃으면서 오더라.....
웃으면서...
입을 벌리고 웃으면서..... 활짝...
넌 그 순간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 나를 봤고, 네가 나를 봤다는 걸 알아채는 순간, 난
니 이름 앞에 쌍욕을 붙여서 소리쳤지.
씨바알!!!!! ×××
창피한지 너는 순식간에 나에게 달려왔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너는 내 앞에 앉아있었어...
가뜩이나 창백한 얼굴이 더 창백해지고, 안면에 경련이 오는지 덜덜 떨고 있는 널 보는데...
묘한 희열감이 느껴지면서...
더욱 차분해지더라...............
그때 약간의 승리감이 들었어.
네가 무서워하는 게 뭔지 알게 된 거 같았거든..
잘하면 사과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 하지만 난 이미 안 받을 생각도 했지.
세상이 내가 알던 것처럼 정의 롭지 못하고 드라마처럼 네가 크게 벌 받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
내 나이가 몇인데... 그런 순진한 생각을 하진 않지..
어쩌면
너는 나보다 더 행복하게 아무렇지 않게 잘 살 수 있겠지...
널 저주하는 것쯤은.. 내가 해도 되잖아.
네가 불행하길 하루 종일 비는 것밖에 못하는...
나는.....
우연인척 널 이렇라도 만나니, 너무 짜릿해....
평소에는 이렇게 아무렇지 않은 척 회사 동료들과 웃으면서 밥 먹고 잘 지내고 있었겠지?
가끔씩은 날 보여주려고 , 그렇게 안면 경련 오는 널 보면서.... 너는 날 볼 때만 힘들겠구나...
회사사람들 앞에서 이렇게 창피할 때만 힘들겠구나...
나는 이번에 알았어.
용서는 포기와 같은 말이야....
나는 포기할 생각이 없어. 용서해 줄 생각이 전혀 없어....
날 갈아 넣어서라도.... 내 피눈물을 내서라도 너희 둘의 눈물... 보고 말겠어.
가끔씩 보자. 내가 갈게.......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