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외도를 안 지 50일째....
이제야 넌 정신을 차렸다고 하고, 무릎을 꿇고 미안하다고 하고... 내가 시키는 모든 걸 다 하겠다고 하는구나...... 사실 지금도 많이 흔들려.....
아직까지도 네가 나에게 준 배신 상처가 네가 나에게 쏟았던 4년의 사랑으로 버틸만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냥 버티고 있는 거 같아.....
상처가 아물고, 나아야 하는데, 낫더라도 흉이 너무 커서 작은 스침에도 아플 거 같다.
나 정말 코피가 나도록 코를 파도 숨을 잘 안 쉬어지고, 자다가 가슴을 누가 누르는 거 같아서 깨고, 물속에서 빨대 하나만 가지고 숨을 쉬고 있는 거 같아....
근데도 너랑 좋았던 순간 생각 하면서 내가 여기까지 와서 너랑 행복했을 상상 하면서 썼던 일기 보면서..... 버텼는데....
너란 존재가 참 컸나 보다. 날 단시간에 이렇게 무기력하고 망가뜨릴 수 있는 걸 보니......
시간이 지나니까 우리보다 내가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
어제 거울을 보는데, 머리카락이 너무 많이 빠져서 두피가 보이고, 눈은 충혈되어 있고, 잇몸은 빨갛고, 생기가 하나도 없는 내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까지 버티려는 내가 너무 한심하고 비참해 보이더라...
우리 엄마 아빠가 보면... 많이 슬퍼하겠다. 나 귀하게 키워주셨는데..... 속상해하시겠다....
부모님한테 이제는 말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끝내야겠다.
난 너에게 계속 물어볼 거야.
"왜 바람 폈었냐고... 결혼하고 3개월 만에 어떻게 바람 필수 있냐고 "
넌 또 미안해... 잘못했어라는 말만 하겠지..
난 사과만 받고 싶은 게 아닌데... 이유가 뭐냐고 네가 이유를 말하지 않으면 나에게도 잘못이 있는 거 같잖아.
그러다 어느 날은 너도 그러겠지..."그만하라고, 대체 언제까지 그럴 거냐고"
나는 그럼 또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 바람은 네가 폈잖아!! "
라고 소리를 치고 싸우다가
결국 또 너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거나 ,
"그만하자... 지겹다.. 끝이 없네.."
라고 얘기하겠지... 거기에 나는 또 네가 포기할 거라고 생각하고 욕을 하고 너를 때리고.....
조금 후 나는 정신이 돌아와서 죄책감을 느끼며 미안해하겠지......
난 머리 긴 여자만 봐도, 어디선가 '비서', 바람 불륜이라는 단어에 날 선 듯 예민해지겠지.
마트의 사과를 보면, 어디에나 있을법한 커피숍 이름인 블루마운틴 단어를 봐도, 닭볶음탕을 봐도, 너랑 걔랑 외곽으로 나갈 때 빌렸다는 아우디 차량만 봐도, 춘식이 캐릭터, 루이뷔통, 파리바게트의 치즈케이크, 미역국..... 만 봐도 나는 발작을 할 거야.....
아무렇지 않은 듯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하는 너와 있었던 일이 어떻게 없던 일이 될 수 있냐는 나는 누가 봐도 내가 미친놈처럼 보일만큼 싸우겠지....
그리고 나는 스스로 또 얼마나 비참해질까.......
나를 언제 찌를지 모르는 칼을 들고 있는 내가 너무 믿었던 너랑 같이 있는 건...
내가 또 언제 느낄지 모를 비참함과 불행을 늘 가지고 다니는 거겠지 ,
차라리 많이 다친 나라도 지금부터라도 나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이 나밖에 없으니까 네가 없이 느낄 공허함으로 내가 느낄 무기력함, 무의욕이 더 평화로울 거 같다.
그냥 너무 지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