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었던 일이 되지 않아...
나는 너랑 이별하게 된다면
아주 미래에...
나 아니면 네가 난치병에 걸리거나 아니면 불운의 사고로 우리가 헤어질 거라고 생각했어
아니면 나이가 많이 들어서... 자연스럽게 사별 같은 걸로 헤어지거나..
너랑 함께 늙어 갈줄알았다.
네가 사고가 나서 불구가 되거나 내가 사고가 나서 불구가 되어도 난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당연히 너의 뒷바라지를 해야지 라는 각오로 너와 결혼까지 했다. 왜냐면 착하고 다정하다고 믿었던 너 역시도 그렇게 해줄 거라 확신했으니까...
네가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고 했을 때, 그럼 내가 치킨집에서 서빙이라고 해야지 했던 건 농담이 아니라 나의 진심이었어....
네가 치킨을 좋아하고, 너한테도 휴식을 줄 수 있고,
퇴근길에 닭 한 마리 정도는 얻어갈 수 있지 않을까?
그걸로 둘이서 맛있게 맥주 한 캔씩 먹으면서 오늘의 진상을 재밌게 얘기하고 하루를 마무리하다 보면, 번아웃 온 너도... 금방 괜찮아지지 않을까..
난 내가 캐나다 오면 나이아 가라도 가고, 진짜 우리의 신혼여행지인 칸쿤도 가고... 퀘벡에 가서 네가 당했다는 인종차별에 내가 복수도 해주고.....(나도 당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에피소드는 생기겠지..)
블루마운틴도 가고.. 넌 이미 가봤겠지만..
캠핑도 가고,엄청 크지만 크기에 비해 순하다는 무스(moose)도 보고, 메이플시럽 공장도가고, 베리공장도가고...오로라도 보고..
결혼기념 10주년때는 산티아고도 가고...
니 회사에 데리러 가고, 저녁 뭐 먹을지... 마트에서 할인하는 걸로 사서 네가 만들고 나는 보조해 주고.... 그렇게 살 거라고 생각했어.
하루하루가 너무 무난하고, 매 순간이 기억에 날만한 사건은 없겠지만.... 그저 그런대로 흘러가고, 채워지고 그렇게 또 시간이 흐르고,
나만 빼고 다 있는 강아지도 입양하고..
추운 겨울도 같이 이겨내고...
근데, 다 부질없어졌어..
그래서 너무 슬퍼
넌 이 악몽에서 너도 나도 같이 깨어나서 없었던 일처럼 다시... 살고 싶다고 했지만,
있었던 일이 어떻게 없었던 일이 되니...
차를 도둑맞고, 지갑을 도둑맞고, 하물며, 옷을 도둑맞아도.. 없었던 일이 되지 않는데...
난 사람을 도둑맞았잖아...
네가 우는 걸 보는데... 너무 마음 아팠어.
아직 마음이 있나 봐
나 알아 너한테도 이번 일이 사고 같은 거라는 것도...
많이 후회하고 있다는 것도..
근데, 내가 널 용서해 주는 것과는 별개로...
네가 한 행동에 대가가 따른다는 거, 내가 널 너무 사랑했기 때문에 믿었기 때문에 더 용서할 수 없다는 것도..
알아줬으면 해.
이것도 사고라면 사고지... 사고...
네가 내 마음을 죽였어... 너무 깊숙이 찔렀잖아.
내가 아픈 만큼 힘든 만큼 딱 반만 아팠으면 좋겠어.
그리고, 그 년은...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시간을 길게 두고 찾아내서 괴롭힐 거야...
네가 못하는 거 안 하는 거 내가 할 거야
왜 그랬니...
너는 솔직히 알았잖아... 내가 알게 되면 둘이 못 만나게 할 거라는 거...
그러니까... 말 안 한 거잖아...
왜 한 번으로 못 멈췄니...
너 알았어... 나한테 얘기해야 한다는 거...
불륜이 뭘까...
왜 이렇게 많은 걸까...
의리를 지키기가 많이 힘들면 결혼을 하지말지...
이게 뭐니
많이 괴롭고 정신 못 차리길 바래..
근데 모르겠다.
너무 자책은 안했으면 좋겠고,
복잡한 마음이야...
나만큼 널 사랑했고 귀여워했던 사람 못 만날 거야..
그럴 거야...
많이 아프고 많이 울고 많이 힘들어 해줘
많이 후회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