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정리 중
지난주까지는 꿈같았다.
사실 지난주가 아니라 오늘 밤도 되게 꿈같다. 젖은 머리로 나와서 네가 그년과 앉아있었을 소파에 앉아서 이렇게 너에 대한 생각과 우리에 대한 생각을 할 때면 또다시 눈물이 난다.
사실 니 앞에서 사진을 찢고, 소셜미디어에 있는 사진을 지우고, 내 갤러리에 있는 사진을 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휴지통에서 30일은 보관될 거니까...
30일 안에는 다시 원상 복구할 수 있겠지...라는 말도 안 되는 미친 생각으로 나를 속였던 거 같다.
나도 참.... 답이 없다.
마음먹고 시작한 사진정리.. 하루에 다 못했다.
구글 드라이브 이...ㅆㅂ 것....
로딩도 느리고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그냥 얼굴로 분류해서 알려주면 좀 좋을까...
하나씩 클릭해서 지워야 하니 너무 가슴이 아팠다.
장거리 하면서 그래도 매년 해외에서 데이트를 했었네.......
태국, 말레이시아, 서남아...... 홍콩....
그래도 다행인 건, 이번에 일본 안 가서 다행이다.
더 이상 추억 안 만들어서, 그나마 그건 없어서 다행이다.
술을 사러 매장을 가면
내가 좋아하는 기네스를 고를 때,
네가 그녀와 같이 바에서 먹었던 기네스가 생각이 나고, 그년이 시켰던 별모양 이네딧 담의 별모양을 보면 가슴이 아려.....
와인은 말벡 쪽은 쳐다도 못 보겠더라..
네가 그년과 영화관에서 본 봉준호 감독 영화, 봉준호만 봐도 너희가 자동연관검색어처럼 떠오르고,
이 집에서 너희가 봤던 <검은 수녀들>의 주연 송혜교가 어디에 나와도 움찔움찔해..
너희가 봤던 몇 안 되는 그 드라마와 영화들이
내가 너와 함께 본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보다 더 나에겐 영향력이 크더라
너희 둘이 이겼어.... 너희 둘의 3개월이.....
나와 너의 4년을 이겨먹었다.
정말 추억은 아무 힘이 없더라.
이별은 항상 사랑했던 만큼 아픈 법이고 사랑했던 만큼 충분히 울고 아파하고 눈물로 전부 쏟아내야만 잊을 수 있다는데...
그랬었나 보다...
사실 그런 생각도 했다. 네가 불쌍하다고,
너의 직장 동료들한테도 들었다.
"그분의 탓이 아닐 거라고, 그분도 어쩔 수 없었거나고, 그 여자가 작정하고 들이 됐었고, 그걸 재수 없게 걸린 거라고......"
그리고 , "용서는 하지 마세요. 다른 분은 냉정하게 거리를 둔 분도 계시거든요.."
아주 병 주고 약 주고였었다. 회사에서 30살 된 여자 직원이 회사 남자직원을 오빠로 부르겠다고 하는데,
오케이 하는 것도 참... 대가리 꽃밭이다.
진짜 상식이고 지능이고 의지잖아 의지....
다른 남자 직원은 거리를 뒀다잖아...
그리고 너 나한테 걔랑 둘이 카페에서 공부하러 간 것도 숨겼잖아....
너희 둘이 공부했다던 카페를 찾아갔었다.
무슨 임시폐업을 했다더라...... 너희처럼
폐업이면 폐업이지.. 임시 폐업은 또 뭐야...
너희 둘이 휘져어 놓았던 곳들은 다 망하는구나...
거지새끼들...
참 알 수 없는 것들이 많다.
드디어 니 사진을 다 정리했다. 근데 또 어딘가에서 튀어나오겠지...
심장아 나대지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