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외를 믿은 대가
모든 것에는 예외가 있다고 믿었다.
내가 결혼을 생각하지 않았지만,
결혼을 했던 것처럼.
너는
내가 직접 선택한 가족이니까
예외를 두기로 맘을 먹었었다.
그래서 너는 바람을 피웠지만,
‘다시 그러지 않을 수도 있다.우린 다시 잘할수있다.’는
어쩌면 마지막 희망 같은 예외를
나는 끝까지 실날같이 부들부들 붙들고 있었다.
세상엔 용서하고 잘 사는 부부도 있다고,
굳이 그런 위태로운 부부들의 영상을 찾아보며
나는 스스로에게 수백,수천 번도 넘게 말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나를 구하기보다
나를 더 흔들어 놓았다.
매일 수백 번, 수천 번 고민했다.
그순간순간마다 마음은 패대기쳐지고
걸레짝처럼 너덜너덜해졌고,
이 걸레같은 마음으로 상처를 닦고 또 닦아도...
깨끗해지지 않았다.
내 손으로 너를 갈기갈기 때리고
나의 욱씬거리는 손만큼 아팠을 너에게
나는 어떤 후련함보다 죄책감에 혼자 울었고
또 어떤 날은,
좋았던 옛날을 떠올리며
" 용서하자 잊자" 다짐했다.
다시 돌아갈수 있을거라고..
내 행복은 내가 다시 찾을 수 있다고..
넌 돌아왔으니, 나만 다시 가면된다고..
사실 내가 어딜 간적이 없었는데...
너만 선을 넘고 선을 흩트린건데...
어디가 우리의 바운더리인지...잘 모르겠다.
이런저런 감정들이 끝도 없이 밀려와
혼잣말도 하고,
거울 속 나에게 이겨낼수있다 할수 있다고 말했지만..
나는 스스로에게 결국 ‘만신창이’'병신' 라는 말을
되돌려받았다.
그리고,
다시 화가 끓어올라 내게 말했다.
“이건, 나에게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었어.”
"또 일어날거야..그땐 어쩌지?"
난생 처음 '살의'라는 감정을 느꼈다.
너희둘이 죽었으면 좋겠다. 죽여버리고 싶다.
너희둘만 죽는다면, 나도 죽어도 좋다...
무겁고 잔인한 감정
가장 가슴 깊은 곳에서,
돌 같은 진실이 굴러 나왔다.
내가 다시는 붙일 수 없는 관계라는 사실.
그럼에도 너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나와 뭘 볼지를 정하고,
뭘 먹을지를 정하고, 슬램덩크 퍼즐을 맞췄다.
나도 같이 눈만 가린채 맞장구를 친다.
그런 도피적인 행동이 끝나면
나는 다시 깨닫는다.
내가 노력해도
헛수고로 끝날 수밖에 없는 관계였다는 걸.
나는 하루도 빠지지않고
매일 무릎을 끌어안고 울었다.
목이 잠기도록 울고 또 울었다.
니가 돌아오는 출근 시간에 맞춰 집을 나갔다.
운 모습을, 약한모습을 보여주고싶지 않았다.
길에서 울었다.
울어도 현실은 변하지 않지만,
그 순간의 나는
정말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매일 수백번, 수천번 고민을 하고 순간 순간 흔들리고
나의 마음이 걸레처럼 너덜너덜 해지고...
내가 다시 붙일 수 없는 관계라는 사실은..
니가 내 마음을 수십번 패대기 쳤다는 사실에..
내가 노력을 해도 헛수고라는 걸 또 다시 깨닫는다.
예외는 없다.
너무 믿었고 사랑했기에
적어도 배신에는...예외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