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외도를 안 지 80일] 한국 비행기를 놓쳤다.

하늘의 계시인가

by 권두팔

어제 널 만난 여파로 잠을 쉬이 잘 수 없었다.

뜬눈으로 밤을 새웠고, 공항에 꾸역꾸엮 몸을 움직여 갔다. 공항으로 가는 버스가 파업이었다.

그래서 중간에 지하철에서 내려 우버를 불렀다. 새벽이고 중간 지점이라 그런지 잘 잡히지 않았다.


어제 널 만나서,

마음이 많이 흔들린 상태였다.

그래서 자꾸 파업을 한 버스를 보니, 운명인가? 가지 말라는? 이런 생각이 자꾸 들었다.

부모님한테만 얘기를 하지 않으면, 없던 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지금 한국을 가게 되면, 말해야 하고, 돌이킬 수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


그리고

미국 경유행 비행기 티켓을 키오스크에서 발급받으려던 순간... 알았다.

아... ESTA신청을 안 했구나...

어제저녁에 하고 자야지 생각했었는데, 안 했구나...

그래서 재빠르게 검색을 했다. 빠르면 30분 늦어도 2시간 이내 나온다고 되어 있었다.


최대한 침착하게, 앉아서 비자를 신청했다. 나의 첫 경유지는 미니애폴리스..... 그리고 인천...

2시간이 남은 시점이었고, 2시간이 더디게만 느껴졌다.

2시간 내내 ESTA에 대한 검색만 백개를 한 것 같다. 공항 창구에 계시는 분들도 같이 기다려주셨다.


2시간 후, 비행기는 날랐고, 나의 ESTA은 나왔다.

그리고 비행기를 놓쳤다.


내 인생 처음으로 비행기를 놓친 순간이었다.


'운명인가? 돌아가지 말라는 하늘의 계시인가? 지금이라도 제이스(남편가명)한테 전화하면 차 렌트해서 당장 나올 텐데.....' 하는 생각이 들면서,

'그 년놈들 아우디 렌트해서 놀러 갔었지?'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연관 검색어처럼 떠올랐다.

이렇게 살 수 없었다.

창구로 가서 사정했고, 항공사 전화번호를 전달받아서 전화로 제발 한국 돌아갈 수 있게 도와달라고 사정사정했다.

영어로 뭐라고 떠들었는지 기억도 안 난다. 그냥 "Please.."만 열 번은 넘게 말한 듯하다.


그리고 소정(?)의 금액을 지불하고 다음 비행기로 뉴욕을 경유했다.

미국에 도착해서 대한항공으로 환승했다.

환승하면서 라운지에 들렸다.

결혼하면서 비용을 많이 쓰는 바람에 카드사에서 공항라운지 이용권을 많이 줘서 이용할 수 있었다.


이건.. 하나 좋네


그리고...

한국에 도착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꽁꽁 숨어버린 너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