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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단 Aug 06. 2021

두통의 또 다른 원인을 발견하다


최근 무더위에 밤잠을 설치면서 두통으로 몇 주간 불편한 시간을 보냈다. 뇌종양 수술(방사선) 이후 두통이 올 때마다 정상인의 뇌보다 공간이 좁아진 탓이라 여기면서 불쾌감을 느꼈다. 며칠 전에는 찌르는 듯한 통증으로 응급실을 내원하고, 검사까지 받았다. 하지만 여전히 종양은 아무 이상이 없었다. 


어제까지 극심하게 밀려드는 두통으로 일상의 많은 부분에 의욕을 잃어가는 나를 보면서 안쓰러움에 안타까움까지 더해졌다.  


사진 픽사베이


해야 하는 일도 있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컨디션이 좋지 않다 보니 모든 것이 귀찮고 하기 싫었다. 읽고, 보고, 쓰는 것이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 한편으로는 화도 났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는 어제와는 다른 개운한 기분을 느꼈다.     


내 몸이 아파도 가족의 편의를 먼저 챙기는 습관 탓에 낮 동안 더위 속에서 고생한 남편에게 저녁시간 거실 에어컨 양보는 당연히 여겼다. 하지만 어제는 넓은 거실을 내가 차지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계속 가다가는 안 되겠다 싶었다. (참고로 나는 몇 년 전부터 남편의 코 고는 소리 때문에 수면 방해를 피해 내가 편한 장소에서 남편과 떨어져 잔다.)     


다행히 아침에 두통이 갑자기 사라진 것처럼 머리가 개운했다. 얼마 만에 느껴보는 기분인지 속으로 ‘야호’를 외칠 정도였다. 몇 주간 나를 따라다니던 두통의 원인이 더위 때문에 새벽마다 깨는 이유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 원인은 내가 예상하지 못했던 다른 곳에서 발견했다.   

  

새로운 기분과 함께 순간 떠오르는 단어 하나가 있었다.

‘산소’

나는 뭔가 중요한 단서를 찾은 것처럼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켜 폭풍 검색을 했다. 

‘두통 산소 부족’ ‘산소 두통’ ‘산소 부족 두통’

위의 키워드들과 연결된 다양한 제목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유 모를 두통. 피로. 우울감 찾아왔나요? 몸속에 산소 채워보세요’ - 중앙일보‘

‘모든 암은 우리 몸이 산성일 때, 그리고 산소가 부족할 때 발생한다 – 조선일보’

'산소 부족하면 뇌에 직격탄… 만성피로·불면증·눈건강에도 치명적 - 조선일보'


나는 이 사실들을 발견하고 내 짐작이 맞았다는 걸 알았다. 매년 극심한 두통이 찾아올 때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비싼 영상 촬영 검사를 몇 번씩 했다. 하지만 딱히 종양에 이상이 없다는 소견만 듣고 진통제 며칠 분만 가지고 돌아왔다. 하지만 약을 먹어도 두통이 여전히 사라지지 않는 날이 많았다. 그런데 그동안 두통의 원인이 산소부족에 있었다니 천만다행스러운 일이다.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숲길


지금 생각해보니 몇 년 전 '서울의 숲' 길과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숲길'을 걸을 때 전혀 두통이 감지되지 않았다. 이 사실을 그때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ㅎㅎ 이제 원인을 발견했으니 앞으로 유산소 운동이나 기회가 닿는 대로 초록이들 속에서 산책을 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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