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되어서야 나의 찐 모습과 마주하다
참 다행이다
엄마.
누가 나를 엄마라고 부르는 것.
누구누구 엄마라 불리는 것.
몇 년 전만 해도 어색했던 이 호칭이 이제는 익숙해졌다.
엄마가 된다는 것은 생각보다 더 큰 책임감을
느끼게 해 준다. 물리적인 것, 경제적인 것 외에도 가장 크게 다가오는 것은 정신적, 감정적인 부분이다.
그러나 내가 예상했던 것을 뛰어넘은 것은
엄마가 되고 나서야 나의 찐 모습과 마주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내가 이렇게 다혈질이었다니.
내가 이렇게 내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그대로 드러내는 사람이었다니.
내가 이렇게 성격이 급한 사람이었다니.
내가 이렇게 소심한 사람이었다니.
내가 이렇게 게으른 사람이었다니.
내가 이렇게 침착하지 못한 사람이었다니.
엄마가 되고 나서야
그동안 회피했던 나의 찐 모습과 실감 나게 마주하게 되었다.
감정조절을 하다가도 어떠한 한계 지점에 올랐을 때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폭발하는 내 모습이 등장하면
바로 앞에 거울이 없어서 천만다행 일정도로 누가 보면 부끄러울 모습일 것 같을 때가 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이러한 나의 찐 모습과 마주하게 되면서
그러한 나의 찐 모습을 인정하게 되고
엄마로서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고치고 발전시키고 싶은 부분은
아주 조금씩 손톱만큼씩이라도 나아가려고 한다는 것이다.
오늘도 나는 더 나은 엄마,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손톱만큼은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