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키는 일
며칠 전, 첫째가 좀 기분 나쁜 일이 있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학원에서 옆 책상에 앉아있는 친구가
외투를 첫째가 앉아있는 근처에 벗어두고,
집에 갈 때면 항상 그 옷을 달라고 한다는 거였다.
한 두 번도 아니고 계속 그래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는 느낌으로 이야기를 해서
나는 첫째에게 감정이입을 해버렸고
나도 기분이 좋지 않아 졌다.
그리고 그 순간, 최대한 내 감정을 숨기고
첫째에게 뭐라고 말을 할지 머리를 굴렸다.
친구가 외투 달라고 할 때 못 들은 척하라고 할까?
그 친구와 좀 떨어져서 앉으라고 할까?
"너 옷은 너가 챙겨~"라고 말하라고 할까?
등
뭐라고 그 친구에게 말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까
고민이 되었다.
물론 친구끼리 옷을 건네줄 수야 있지만
한두 번이 아니라면,
그리고 반복되었던 그 상황에 아이의 기분이 좋지 않았다면
'자신의 기분'에 집중하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째에게 말했다.
"너라면 그 상황에 친구처럼 옷을 건네달라고 할 것 같아?"
"아니."
"만약 너가 아니라 생각된다면 아닌 게 맞는 것 같아.
아닌 건 아니라고 이야기할 줄도 알아야 하는 것 같아."
최대한 그래도 부드럽게 능글맞게(?)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이렇게 아이와의 대화는 마무리가
되었다.
그러나 마음 한편에 무언가 찝찝함이 남아있었는데,
그 와중에
알고리즘덕에 유튜브로 김지훤선생님을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보다가 내가 눈물이 주르륵 났다.
https://m.youtube.com/watch?v=q9AD0IbNGA4
부드럽게 어떻게 기분 안 나쁘게 거절하는 게 좋을까만 생각했는데,
"내가 왜?"
이 세 글자도 아이에게도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마찬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