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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취미는 디지털드로잉

미술이 좋아

by 조이앤쿨

내가 가장 좋아하던 과목은 미술이었다.

그림 그릴 때의 그 느낌이 너무 좋고 재미있었다.

초등학생 땐 나의 가장 큰 책상 서랍에는

주워 모은 여러 가지 재활용품들로 가득 차 있었는데,

그것들로 무언가를 만드는 데에

무척 재미를 느꼈었다.

연필통이나 수납함 등을 만들었다.

취미를 적는 칸에도 항상 "만들기", "재활용품으로 만들기"를 썼던 것 같다.


중고등학생 시절도 마찬가지.

미술로 종종 과목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미술분야로 올인하지는 못했다.

미술이 너무 재미있긴 했지만

그냥 공부도 잘하고 싶었고, 그냥 인문계로 가서

대학교를 가고 싶었던 마음이 컸던 것 같다.


그렇게 그때 당시 인기 있었던 신문방송학과와 비슷한

언론영상학과에 가게 되었고,

대학교에서 복수전공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나는 시각디자인과가 가장 먼저 떠올랐고

시각디자인과 교수님을 찾아뵙고 말씀드려 보았지만

허락해주지 않으셨다.

입시미술부터 시작해서 열심히 갈고닦은 실력의 학생들이

있는 과에 어찌 인문계학생이 끼어들 생각을 했었을까 싶다.

다음으로 산업디자인과 교수님을 찾아뵈었고

감사하게도 허락해 주셔서 산업디자인을

복수전공으로 배울 기회가 주어졌다.


디자인이란 단지 창의적인, 나만의 작품활동으로 끝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많은 사람들의 눈에 매력적이어야 하고,

실용적이어야 하고, 양산성도 고려해야 하고

단순한 예술활동이 아니었던 것이다.

일단 판매를 불러일으켜야 했다.

그래도 덕분에 제품디자인도 배우고 공간디자인도 배우고

캐드도 배우고 디자인 툴도 배우고,

정말 소중한 배움이었다.


그러나 취업도 결국 1전공을 따라갔고,

그래도 디자인을 하면서 다뤘던 툴과 배움들이

나름 회사에서도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지금 엄마가 되어서도,

그 미술에 대한 열정, 흥미가 사그라들지 않았고

애들 재우다 우연히 갤럭시 노트에 끄적이기 시작한

디지털드로잉이 불씨가 되어,

디지털드로잉으로 육아그림일기를

그리게 되었다.


피곤함에 자주 그리지는 못하지만,

완성도가 있지는 않지만,

그리는 그 순간은 정말 즐겁다.

다 그린 그림을 보면 더 즐겁다.


미술에 대한 나의 열정과 설렘은

내 삶이 끝날 때까지 항상 같이 있을 것 같다.



https://www.instagram.com/kwon_book?igsh=MWQ2bndzYTd0dG92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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