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아이나 어른이나 입는 것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청바지에 방수 잠바, 그것이면 외출 준비 끝이다. 청바지는 아이부터 할머니, 할아버지, 게다가 대학교수까지 즐겨 입는 복장이다. 또 비바람이 잦기 때문에 방수 잠바는 외출의 필수품이다. 그래서 복장을 보고 그 사람의 사회적 지위와 경제력을 가름하기 어렵다.
부모들은 아이들 옷이 더러워지는 것에 대해 개의치 않는다. 막 걸음마를 뗄 때부터 아이들은 모래밭에서 모래를 뒤집어쓰며 논다. 노느라고 더러워진 옷에 대해 나무라는 법이 없다. 오히려 아이들의 그런 욕구가 채워지도록 기회를 주고 옆에서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준다.
초등학생이 되어서도 마찬가지다. 학교에 갈 때는 활동하고 놀기 편한 옷을 찾는다. 티셔츠에 청바지면 족하다. 원피스와 같이 예쁜 옷이나, 한 벌 짜리 정장은 거의 입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옷을 입고 가면 놀림을 당한다고 입고 가기를 꺼려한다.
우리 아이들은 학교에 갈 때 치마를 거의 입지 않았다. 불편해서 쉬는 시간에 놀 수 없다는 것이 이유이다. 특히나 작은 아이는 몸에 에너지가 넘쳐 쉬는 시간에 교실에 가만히 있지 않는다. 쉬는 시간 20분 동안 운동장을 뛰어다니고, 철봉에서 원숭이처럼 실컷 매달리다 종이 치면 그제야 교실로 들어간다. 그렇게 넘치는 에너지를 그 시간을 이용해 마음껏 발산한다. 그런 아이에게 치마는 거추장스러울 수밖에 없다.
애나, 어른이나 옷차림에 겉치레가 없고, 그것으로 사는 수준을 평가하지 않으니 주눅 드는 일이 없어 좋다. 또 입는 것에 돈 쓸 일이 적으니 유학생활의 스트레스를 하나 던 셈이기도 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더퍼스트미디어와 오마이뉴스에 연재된 글을 기초로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