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미지의 서울>은 근래에 보기 드문 ‘드라마의 공식’을 충실히 따른 수작이다.
올 상반기에 방영된 드라마들 중에서도 단연 최고의 작품이라 칭해도 과하지 않다.
거기에 작가와 감독의 이전 작품들을 보면 납득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름을 지우고 기획 PD입장에서 ‘만약 이 작품의 기획안을 공모전에서 만났다면?’이란 생각을 해보았다. 단정하고 따뜻한 글, 톡톡 튀는 캐릭터 설명. 그런데 장르는 ‘멜로 한 스푼 넣은 휴먼 드라마’
고민이 된다. 장르물도 아니고, 눈에 띄는 소재도 아니다. 쌍둥이가 서로의 인생을 바꿔사는 설정값 하나만으론 12부작을 소화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기획안엔 그 모든 걸 뒤집을 만한 작가의 진짜 ‘작의’가 있다.
우리는 드라마와 영화 캐릭터는 내적, 외적 고통을 이겨내고 맞서 싸우고, 나를 막아서고 방해하는 안타와 대적해서 이겨야 한다는 공식을 당연시 했다. 그런데 주인공을 제일 괴롭게 하는 것이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라고 한다. 뒤통수가 얼얼하다.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자신의 상처 때문에 상대에게 짐일 될까 두려워 자신의 방식대로 도망치는 사람들이다. 이 설정값 때문에 드라마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의 선택과 결정에 시청자들은 동의할 수 밖에 없다. 남탓하지 않는 인물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론 1인 4역을 연기해 낸 박보영 배우의 열연, 청각 장애가 있어 말을 할 때 반 템포에서 한 템포 정도 느리게 반응하며 천천히 또박또박한 말투로 연기한 박진영 배우, 변호사란 직업에 선악이 없음을 보여준 임철수 배우, 심리적으로든 직업적으로든 가장 다채로웠던 류경수 배우, 전형적인 엄마의 역할을 깨부순 장영남 배우와 김선영 배우- 그 외 모든 배우들이 전한 말은 지금의 시대에 진정한 위로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기획 PD의 시선으로 본 tvN 드라마<미지의 서울>의 드라마 리뷰 영상은 제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vY9MEWafJVA?si=hRgM-13Me2vJm8K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