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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도 복리다. 매일 한 편씩 쓰는 사람의 마법

by 권상민

“나의 부는 미국에 산 것, 약간의 행운, 그리고 복리 덕분이다.”

전세계 최고의 부자라고 손 꼽히는 워런버핏의 말이다.

복리가 얼마나 대단한지 설명하는 부분이다.

돈이 돈을 낳았고, 그 돈이 낳은 돈이 또 돈을 낳는 것이 복리의 마법이다.


나는 요즘 매일 글을 쓰기 시작했다.

새벽에 가장 고요한 시간에 원고지를 펴고 글을 쓴다.

처음에는 그렇게 진지하지 않았다.

한 번 해볼까?

그렇게 하다가 이제 점점 글을 쓰는 것이 삶의 첫번째 루틴으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렇게 글을 매일 쓸 수 있으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100일 연속 쓴다면?

1년 365일 연속 쓴다면?

1,000일, 10,000일 연속 쓴다면?

내가 글을 쓰는 것이 너무 행복해서 47세의 내가 60, 70, 80세가 되어도 이것을 놓치지 않고 계속 쓴다면?

이런 즐거운 상상을 해봤다.


책을 내겠지?

자연스런 수순이었다.

항상 글을 쓸 때는 200자 원고지 20매를 목표로 쓴다.

100일 연속으로만 써도 책 한권의 매수는 충분히 나올 것 같았다.

아니 그럼 이게 얼마야?

내가 1년 365일을 매일같이 글을 쓰면 1년에 책3~ 4권을 내는 분량이라고?

10년을 매일 쓰면 책 30권 이상을 낼 수 있다고?

믿기지가 않았다.

그 이상은 더 말할 필요가 없겠다.


그때 복리효과가 떠올랐다.

나에겐 글쓰기가 복리의 마법이었다.

내가 매일같이 쓰는 글은 컨텐츠다.

이 컨텐츠가 계속해서 쌓인다.

내가 쓴 글은 각종 SNS를 통해서 독자들을 만난다.

글을 통해서 독자를 감동시킬 수 있고, 약간의 변화라도 줄 수 있으면 된다.

생각만 할 것이 아니라 내 글을 통해서 독자가 1%의 변화라도 이끌어내고, 몰랐던 1%의 지식을 얻을 수 있기만 해도 충분하다.

계속 회자될 수 있다면 충분하다.

그리고 매일같이 컨텐츠가 쌓인다.


“책은 유명한 사람이 쓰는 게 아닙니다. 유명해지기 위해서 쓰는 것입니다.”

어떤 출판사 대표께서 하신 말씀을 들었다.

매일같이 쌓이는 글을 통해서 유명해질 수 있고, 영향력을 줄 수 있다면 충분히 도전하고 싶었다.


나는 글을 쓰는 것도 좋지만 한편으로는 무대위에서 강연을 하는 것도 매우 좋아한다.

삼성화재에서 보험상품 개발자로서 신상품이 출시되면 전국을 돌면서 보험설계사들을 상대로 강의를 했다.

작으면 50~100명 수준에서 많은 경우에는 1,000명 이상이 모이는 대강연장에서 강의하기도 했다.

그런데 확실히 어딘가 무대위에서 강의를 하는 것은 내 자신의 피가 끓어오르는 것 같았다.

굉장히 열정적으로 준비하고, 짧은 시간에 효과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데 온 힘을 쏟았다.

그래서 그런지 강의 평이 좋아서, 어느 지역은 다른 강사가 배정되면 내가 되는 일정까지 기다렸다가 하겠다고 좋은 평을 주신곳도 있었다.


유명해지고 싶고,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책을 쓰고 싶다고 했다.

자연스럽게 강의, 강연을 할 기회도 더 많아질 것 같다.

난 무대에서 듣는 분들의 눈을 보면서 강의를 많이 했다.

그 순간의 아이컨택트, 눈과 눈이 마주치는 그 순간이 항상 신선하고 좋았다.

내가 지금 잘 하고 있으면 그 분들의 눈으로 읽힌다.

지금 뭔가 이상하다 싶으면 역시 바로 알게 된다.


삼성화재를 퇴사하고,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나서 미국보험계리사는 전문가로서, 창업가로서 몇 번의 커리어 코칭하는 곳에서 강의할 일이 있었다.

여전히 즐거웠다.


나는 유튜브 채널을 만들었다.

몇 년 전에 회사의 리소스(직원들의 노동력)을 이용해서 반짝 만들어봤었다. 보험전문가로서 보험 컨텐츠만 만들기는 했는데 조금 방향성도 부족하고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던 와중에 올 해 셀프브랜딩에 대한 고민과 앞으로를 어떻게 할 지 생각했을 때 가장 벤치마킹하고 싶은 대상이 고명환 작가였다.

고명환 작가는 매일 아침 5시에 유튜브 촬영을 한다. 워낙 책을 많이 읽고 계시기 때문에 매일 같이 읽는 책을 통해서 끊임없이 컨텐츠를 생산해낸다.

그리고 직원들의 도움 이런 것 전혀없이 가볍게 폰으로 촬영한다. 매일 매일의 짧은 강연을 5분 정도 하고 나서, 아침긍정확언을 외치고 마무리한다.

심지어 자막도 없다.

너무 심플하게 본인이 매일매일 할 수 있는 정도로 진행하고 계신다.


나는 저거야! 라고 생각했다.

예전처럼 직원들에게 영상 편집해라,어쩌라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그런 시대도 아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고 싶지도 않다.

내 스스로 고명환 작가와는 다른 방식으로 매일 매일의 컨텐츠를 전달하고 싶었다.

부담없이 내 스스로 생산할 수 있어야 했다.

어찌보면 글을 쓴것도 원래 유튜브 컨텐츠를 생성하려고 였다.

10월말 정도까지는 이렇게 매일 써서 어느정도 재료를 쌓고, 또 매일 쌓을 수 있는 글쓰기 체력을 기르는 것을 먼저 하자고 생각했다.

11월부터는 나만의 방식으로 매일의 컨텐츠를 만들어서 유튜브 등의 영상매체로도 컨텐츠를 내보낼 계획이다.


약 한 달 전에는 이런 생각을 전혀 못했다.

그런데 불과 한 달 남짓한 시간만에 내가 이렇게 변했다.

매일 글을 쓰는 효과가 대단하다.

투자하는 사람이 복리의 마법을 의심하지 않듯이, 나는 이제 글쓰기가 불러올 복리의 마법을 의심하지 않기로 했다.


지금 당신도 무언가를 꾸준히 할 수 있는 것을 찾자.

그리고 그 행위가 괴롭지 않고, 당신의 정서를 풍요롭게 해줄 수 있는 그것이면 좋겠다.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매일 단 10분만이라도 해보는 것이다.

우리가 어릴 때부터, 무엇이든지 열심히, 꾸준히 하라는 너무 당연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살았다.

그런데 너무 당연해서 잊고 살았다.

꾸준히 하면 그 보상이 반드시 돌아온 다는 것을.


나는 47세가 되어서야 이제 글쓰기의 매력을 찾았다.

절대 늦지 않았다.

지금 당장 내가 매일같이 꾸준히 할 수 있는 그것, 죽을때까지 놓고 싶지 않은 그것을 찾아보자.

정서적으로 행복한 것을 찾는 그 과정이 나를 알아가는 것이고, 너는 누구이냐에 대한 근본적인 대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꾸준한 그 행위가 복리의 마법으로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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