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모크라시 프렙 학교의 한국 문화 페스티벌
5월 20일, 할렘에서 특별한 행사가 있었다.
한국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학교, 데모크라시 프렙 공립학교의 한국 길거리 축제날이었다.
데모크라시 프렙 학교는 이미 2013년 MBC 스페셜이나 세 달 전에 EBS 다큐 공감 같은 여러 언론에서 다룬 바 있는 유명한 학교이다.
미국은 공교육이 많이 붕괴되어있다. 특히나 빈민가의 공교육은 참혹한 수준이다. 대학 교육을 받지 않은 부모가 대다수이고 편부모, 저소득 가정에 나쁜 유혹에 빠지기 쉽다.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좋을 정도이다.
그러던 와중에 한국에서 원어민 교사를 하였던 세스 앤드류(Seth Andrew)씨가 한국의 교육열에 감명을 받아서 세운 학교가 바로 이 데모크라시 프렙 학교이다. 이 학교에서는 우수한 선생님을 확보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동기부여를 끊임없이 해주었다. 그리고 한국 문화에서 존중과 겸손, 조화, 배려 등을 배울 수 있도록 하고 한국어를 필수 과목으로 채택해 모든 학생이 한국어를 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 결과 이 학교는
뉴욕주 자율형 공립 고등학교 학업 성취도 1위
졸업생 모두가 4년제 학교 진학
졸업생들이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등 다수의 아이비리그에 합격
데모크라시 유치원, 중학교, 고등학교 등 17곳으로 성장
학생들이 투표와 시민 교육을 통해 성숙한 민주 시민으로 성장
을 이루어냈다. 99%의 흑인 히스패닉 비율, 75%의 편부모 가정, 85%의 저소득층 가정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학교로선 놀라운 성과이다.
이 학교에서 매년 한국 문화 페스티벌을 하는데 점점 성장하여서 올해에는 역대급 규모를 자랑했다.
나는 이 날 '뉴욕 한인 예술인 연합(KANA)' 소속으로 페이스 페인팅 봉사를 하기 위해 참가하였다.
이른 아침, 아직 시작하기 전이라 사람이 거의 없다.
우리는 부스를 세팅하고 바닥에 아이들을 위한 꿈을 채워나가기 시작했다.
재밌어 보였는지 아이들도 함께하기 시작했다.
페스티벌이 시작되자 인파들이 쏟아졌다. 수많은 볼거리가 있었지만 역시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역시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대형 비빔밥
메뉴는 비빔밥, 잡채, 떡볶이, 닭강정 등이었다. 배식을 해주는 친구가 "더 줄까요?"라고 말해서 깜짝 놀랐다.
불고기도 빼놓을 수 없다.
처음에는 '열심히 공부하자. 대학교에 가자. 세상을 변화시키자.'라는 문구를 보고 한참 웃다가 한국식 입시 교육이 생각나 씁쓸하였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만큼 할렘은 교육이 절실한 곳이라는 것을 느꼈다.
페이스 페인팅 부스도 시작되었다. 생각보다 엄청난 인기에 놀랐다.
예술인 협회 친구들은 각자의 실력을 발휘해서 아이들의 얼굴에 꿈과 희망을 그려 넣었다.
나 또한 그림의 '그' 자도 모르지만 이날만큼은 아티스트로 빙의해서 아이들이 원하는 그림을 그려주었다. 어떤 친구는 도안에 없는 드래곤, 불꽃 같은 것을 그려달라고 해서 나의 재능을 시험하기도 했다. 의외로 가장 인기 있던 것은 태극무늬와 무궁화.
이렇게 액티비티를 하나 할 때마다 스티커를 붙여준다. 한복 입기, 젓가락질 챌린지, 서예, 제기차기 등등 여러 가지 부스가 있다.
한편 반대편에서는 K-pop 장기자랑이 한창이다.
나도 모르는 최신 한국 가요들을 열심히 따라 부른다. 관객들도 정말 광적으로 춤추면서 즐기는데 깜짝 놀랐다.
서예 부스에서는 서예도 체험할 수 있다. 서예는 나도 초등학교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보았다.
딱지 치기, 한복 체험 등 사실 한국인인 나도 잊고 살았던 것들을 보게 된다.
이들이 평생 살아가면서 한국은 어떤 의미를 지니게 될까? 많은 생각을 가지게 된 하루였다.
뉴욕 한인 예술인 연합 (Korean Association of New York Artists)
6월 24일, 뉴욕에서 매년 열리는 KANA 아티스트 토크, 7번째 <톡톡톡>이 있습니다.
디지털 디자인, UX, 스마트 제품 등의 주제로 열리는 이번 토크에 참여하셔서 한인 크리에이티브들의 인사이트를 함께 나누어요.
RSVP : nykan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