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영화

사랑하는 나의 고물차 (The Beetle, 2008)

영화와 척을 진 디자이너 지망생의 영화 리뷰

by 권태욱


1. 플롯과 주요 갈등

주인공이 특별하게 애정을 갖고 있는 자동차가 중심 소재이며, 임신 중인 아내와의 갈등이 전체 이야기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바퀴 역할을 한다. 아내는 오래 돼서 잘 굴러가지 않는 자동차를 팔길 원하고, 남편은 그렇지 않다. 아내와 차 모두를 사랑하는 주인공이 내적 갈등을 겪는다. 그리고 이 내적갈등은 아내와의 관계 속에서 다시 외연화되는 유기적인 구조를 띄고 있다.

전체 흐름의 초반부에서는 주인공이 특별히 차에 집착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이를 통해 관객들에게 주인공의 특이한 캐릭터를 납득 시키고, 자연스럽게 이야기의 갈등 구조 속으로 들어올 수 있는 흐름을 만들어 낸다. 아내의 출산이 임박하면서, 점점 내/외적 갈등이 고조 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주인공이 차를 수리하러 요르단에 가겠다는 새로운 목표가 설정되고, 다시 이야기가 힘을 받아 앞으로 나아간다. 아내의 출산이라는 타이밍을 발판 삼아 주요 갈등이 적극적으로 기능하고 있다. 타이밍이 갈등을 만들어내는 하나의 레퍼런스로 참조할 수 있겠다.

2. 캐릭터
이 영화의 주인공은 순수하고 정이 많은 사람이다. 단순한 도구로써의 차가 아니라, 마치 사람을 대하는 것 처럼 그 동안 차와 함께 했던 시간을 소중하게 여긴다.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이야기들에 큰 가치를 부여한다. 하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다면, 주인공의 광기로 비추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내가 양수가 터졌다고 연락을 받았을 때 까지 고장난 비틀을 타고 끝까지 이스라엘로 넘어가는 선택을 했다면, 아마 주인공에게 큰 반감이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내의 연락을 받고, 주인공은 소중하게 여기던 비틀을 길 한복판에 두고 아내에게 달려간다. 비틀과 멀어지는 주인공의 시점샷은 중요한 반전 포인트를 만들어낸다. 이를 통해 캐릭터의 인간성과 순수함이 더욱 부각되고, 결과적으로 전체 이야기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와도 연결된다.

3. 주제
특이한 캐릭터의 한 사람을 따라가면서 결국에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So What?’ 에 대한 물음이 따랐다. 이 물음은 영화의 후반부를 향해가며 명확하게 정리 된다. 이 영화는 지금 현재를 사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과거의 내 모습을 비추어 보게 됐다. 일어나지 않은 일에 항상 걱정이 많고, 시작도 하기 전에 한 발 물러서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지만 항상 돌이켜보면 어떻게든 다 지나가 있고, 크게 대수롭지 않은 것들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굉장히 작고 사소한 개인의 이야기를 재료 삼아, 뚜렷한 의미가 있는 이야기로 잘 묶어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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