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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태욱 Jan 19. 2019

PORTO. 9

포르투 21일, 살아보는 여행의 기록


차가워진 bolo de mosa. 어젠 부드러운 슈크림 붕어빵 같았다면, 오늘은 살짝 물렁한 파운드 케익 느낌. 오늘 버전이 훨씬 더 맛났다. 그래서 호스트분께 이렇게 얘기했다. mais delicioso! 





하고 싶은 말 구글 번역기 돌려서 갖고 있다가, 호스트한테 발음해보는 거 재밌어.





비가 추적추적 내렸고, 어제 일찍 마감해서 못 갔던 Namban으로 향했다. 이어폰을 끼고 벅스를 켰는데, 비오는 날과 찰떡인 노래를 만나서 한 곡 반복으로 계속 들었다. 그저께는 비오는 게 싫더니, 오늘은 괜찮았다. 비오는 날의 공기를 영상으로 담아봐도 좋겠단 생각이 들어서 아이폰을 들었다.






포르투 9일차. 어제 저녁으로 햄버거 먹고 여긴 맛난 음식이 없는 것 같다고 투덜댔는데, 바로 오늘 정말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 당장 입이 텁텁해지지 않고 깔끔하게 떨어지는 것 부터가 좋았다. 각각의 찬들이 각자 다른 맛과 과 향을 냈는데, 그것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지기까지해서 넘나리 즐거웠다. 드디어 소름 돋게 맛나는 밥을 먹어보다니. 무엇보다도 한국에서 봤던 찰지고 윤기나는 밥이 있어서 반가웠다. 그런데 여쭤보니 이건 포르투갈에서 난 쌀을 일본식으로 조리하신거라고! 


부부가 운영하는 가게이고 매일 음식이 바뀌는데, 웹사이트도 SNS도 없어서 메뉴를 당일날 가게에 도착해야 알 수 있다고 한다. 전 날 저녁 혹은 매일 아침 재료 준비 상태에 따라서 메뉴가 바뀌기 때문이라고. 이곳에 와서 너무 음식이 자극적이고 헤비해서 좀 힘들어지려고 한다 라는 얘길 했더니, 사장님도 처음 이 곳으로 넘어와서 비슷한 경험을 했고 와이프가 해준 밥에 이젠 적응해서 괜찮다고!


지금까지의 포르투갈 베스트 음식. 일본인이 포르투갈 현지 재료로 만든 가정식 이라니. 신선한 경험. 내일은 직접 뽑은 면과 직접 우려낸 육수로 만들어낸 우동이라고 귀띔해주셨다! 'from scratch' 라고 강조하셨다. 문득 이 곳에서 내어주는 돈까스도 궁금해졌는데 매주 화요일에는 오리지널 일본 음식을 만드신다고 한다. 다음 주 화요일도 방문 예약. 너무 재밌어!


Namban

Rua dos Bragas 346, 4050-122 Porto





사장님 추천 받아간 근처의 베이커리. 에끌레어는 평범한 맛이었고, 레몬슈 진짜 상큼하고 맛났다. 프랑스가면 더 맛있겠지!


Chouquette Patisseries, Café et salon de thé

78, Rua de Miguel Bombarda, 4050-377 Porto

(학생증을 보여주면 10%를 할인해준다! 국제 학생증이 아니더라도, 괜찮다고.)





집 가는길에 들린 O! Galeria. 구경만 하고 나오려다가 그림을 하나 사버렸다. 15유로, 2만원. 처음엔 가격보고 살짝 비싸다 싶었지만, 이내 제 값 쳐주는게 맞겠단 생각이 들었다. 오리지널 프린트니까요. 


여러가지 버전의 그림이 있었는데, 소파가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면서 사람이 편하게 누워있는게 제일 재밌고 마음에 들었다. 고양이의 유무도 중요했다. 여기 고양이 없었으면 안 샀을거야. 양쪽 여백이 빡빡한건 좀 아쉽다.


계산하면서 영수증 받을 수 있냐고 물었더니, 요런 임시 영수증을 메일로 보내줬다.


Ó! Galería

Rua de Miguel Bombarda 61, 4050-381 Porto





"실패하는 소비야말로 취향을 발견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해."

디에디트 이번 영상 참 좋다! 






오늘은 방에서 편하게 쉬어보자. 비오니까. 





유랑에서 이것 저것 물어보다가 즉흥적으로(?) 성사된 저녁자리. 자매끼리 포르투 여행을 하고 계셨고, 두 달까지 살 계획으로 오셨다고 한다. 그리고 다른 한 분은 선생님이셨다! 오늘 저녁도 매우 괜찮았고, 드디어 포르투의 맛난 음식들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단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밖엔 사람들이 길게 줄까지 서있었다. (포르투에줄 서서 기다리는 음식점 처음 봄) 소금을 빼달라고 하지 않아도 적당히 짭조롬한 맛에, 너무 부드러운 문어의 식감. 옆에 있는 절인 야채들이랑 같이 먹으면 정말 맛있다. 


Adega Mercearia Bebe Se Mal

R. de Belomonte 96, 4050-452 Porto





이곳에서 새롭게 만나는 한국 사람들과의 시간이 하나같이 다 즐겁고 신나는 것도 참 신기하다. 다들 여행중이라 마음을 열고 있고, 복잡하게 계산하고 눈치볼게 없으니 그런 것 같기도 하다.


Cervejaria Artesanal Levare

Praça da Batalha 12A, 4000-463 Porto





열흘쯤 되니까 이제 밤늦게 귀가하는 것도 꽤나 익숙해짐. 그냥 서울에서 지하철타고 집가는 기분입니다.


69,710원 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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