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옹, 사람 냄새가 나서 좋았습니다.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야하니까 오늘은 사진 일기. 한국 갈 때 되니까 일기를 점점 발로 쓰게 된다. 아무렴 어떻습니까 안쓴다고 아무도 뭐라하는 것도 아닌데.
리옹가는 버스 타러 가는 아침. 07:13
정말 신나고 좋은 경험을 하고나면 나한테서 어떤 반응이 나오는지 알아가고 있다. 그러니까 좀 더 명확하게 내 기준에서 이건 좋다 이건 싫다 라고 얘기할 수 있게 되었다는 말. 포르투에서 너무 좋았다가 파리에서 괴로운 기분을 나란히 경험해보면서 나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된 것은 이번 여행의 참 중요한 수확이다. 아직 리옹에 도착하진 않았지만 가는 길부터 벌써 좋다. 여행 왔는데 또 여행 가는 기분. 잘 한 선택인 것 같다 =) 비는 오지만 바깥 풍경 좋고요 버스에 와이파이 잘 터지구요 콘센트도 있구요 기분이 아주 좋았읍니다~~~
호스트는 실제로 엄청난 영화광이라고 한다. 집안 곳곳에 영화 포스터가 걸려있고, 저녁 먹을 때 어떤 러시아 영화의 사운드 트랙을 틀어놓기도 했다. 에어비앤비가 정말 좋은 이유는 지구 반대편에서 살고 있는 사람의 삶을 굉장히 가까운 곳에서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확실히 조금 심심하더라도 여백이 있는 도시를 좀 더 좋아한다. 파리는 없는게 없지만 빡빡하고 정신이 없었다면, 여긴 파리보다 훨씬 더 넓직하고 전체적인 호흡이 한 템포 느리다. 파리보다 더 큰 강이 흐르고, 대중교통도 훨씬 깨끗하면서 외국인 친화적이다. 메트로를 타면 매 정거장마다 영어 방송이 함께 나오다니. 그것도 자세한 환승 교통편 안내와 함께. 이건 파리에서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는데 말야. 리옹은 나에게 꽤나 좋은 첫인상을 남겼다.
여긴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진짜 많다. 웬만한 인도에는 다 자전거 도로가 함께 구비되어 있고 길이 전체적으로 반듯하고 평지가 많아서 그런 것 같다.
한국에서 먹었던 부리또의 맛. 도스타코스 맛이랑 똑같다!
버스인데 트램처럼 위에 전기 더듬이가 붙어있다. 충전 없이 온리 전기로만 달리는 버스인 것 같다. 매우 신박해서 한 컷 찍음.
20,408원 지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