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옹, 사람 냄새가 나서 좋았습니다.
1. 일반적인 프랑스의 아침 식사.
호스트가 아침을 준비해줬다. 조식 포함인줄도 모르고 예약했는데 이런 호사를! 사랑이 넘치는 젊은 부부와 딸 둘, 아들 하나가 살고 있는 왁자지껄한 집에서 한끼줍쇼 하는 기분도 든다. 거의 지구 반대편에 사는 사람들의 삶을 이렇게나 가까운 곳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건 에어비앤비의 참 좋은 점. 그래서 집 전체보단 호스트가 항상 머무르는 집의 개인실 빌리는 걸 좋아한다. 가격이 훨씬 싼 것도 장점! 리옹에서 일주일 정도, 파리에서 3일 정도 머물렀으면 딱 적당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지만 이미 지나간거니까!
2. 안개낀 아침의 공원.
특별하게 뭔가 구경하지 않더라도 이렇게 탁 트인 넓은 공원에서 산책만 해도 참 좋다. 여기 동네에선 특히 자전거 타고 달리기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심지어 거의 대부분의 인도에 자전거 도로가 함께 배치되어 있기도 하다. 길이 일직선으로 쭉쭉 나있어서 자전거타고 달리기하기 좋은 환경이긴 하다!
3. 리옹에서 만난 한국인 미슐랭
맨 처음 나오는 아무즈부쉬 먹고 온 몸에 소름이 돋았고, 세상에 음식 먹고 이렇게 감격스럽고 심장 떨리기는 처음이었다. 앙트레도 먹고 기분 좋아서 웃음 나오는 맛이었지만, 계속 먹기엔 국물이 조금 짰다. 드디어 메인 대구 요리가 나왔는데 다 맛있고 괜찮았는데 조금 짰다. 디저트랑 커피로 괜찮게 마무리 했다. 한국인 셰프가 운영하는 곳이다보니, 군데군데 한국적인 음식이 많이 나왔다. 만두랑 멸치 육수로 만든 스프라던지 동치미 국물을 섞은 소스같은 것들. 그래서 엄청 낯선 맛이 아니었다!
점심 33유로, 와인 한 잔 7유로, 에스프레소 3.5유로까지. 43.5유로 지출.
한 장 정리
4. 뤼미에르 박물관
알고보니 리옹은 영화의 도시였다. 이 곳에서 영화가 탄생했다니! 그 사실을 오늘 아침에 알고 꽤나 들뜬 상태로 뤼미에르 박물관으로 향했다.
그래도 나름 영화 전공자라고 책에서 봤던 것들이 꽤나 많이 기억났다. 특히 뤼미에르는 영화사 첫 장에 나오는 인물이다보니 더더욱. 실제로 뤼미에르가 살았던 공간에 물건들을 전시해두어서 더 특별한 기분이었다. 재밌었던 점은 뤼미에르 공장에서 카메라 관련 물품(필름, 카메라 등등)의 패키지나 광고 포스터 디자인에 굉장한 신경을 썼다는 것. 레트로한 디자인으로 지금 당장 갖다 써도 될만큼 괜찮았다.
5. 리옹 대중교통에서 찾은 재밌는 점들
a. 파리보다 깨끗하고 넓고 쾌적하다. 환승역에선 영어로 안내 방송도 나오고, 더 놀라운 건 메트로 역에서 계속 음악이 흘러나온다는 것. 여러가지로 파리 메트로랑은 느낌이 많이 다르다.
b. 메트로 안내 전광판에는 종착지와 함께 다음역을 같이 써둔다. 이렇게 하면 매 정거장마다 다른 안내판을 뽑아야하고 분명 더 많은 비용이 들어서 안할 법도 할텐데. 지하철 방향을 덜 헷갈렸으면 하는 귀여운 마음에서 시작된 것 같아 보기 좋다.
c. 차량의 왼쪽면과 오른쪽면의 노선도가 서로 좌우반전 되어있고, 그래서 어떤 족의 노선도를 보아도 종착지는 항상 차량이 가는 방향에 놓여있게 된다. 이건 메트로, 트램 심지어 푸니쿨라까지 모두 동일하다. 버스는 한 쪽 면에만 노선도가 붙어있다. 이런 디테일 변태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