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컵을 보고
김명섭
식사를 하다
물이 든 유리컵을 보니
초등 학교 때 해본
실험이 생각나
젓가락 꽂아 보았다
지금도 곧은 젓가락
꺾여 보이고
팅팅 불어서 굵게 보였다
마주 앉은 집사람
얼굴도 찌그러져 보였다
내 가슴에 담긴
집사람의 곧은 말도
꺾이고 부풀어서
얼굴이 일그러졌나 보다
이제라도
실험 결과 잊지 않게
바르게 보이는
빈 유리컵 하나
상머리에 두고 살아야겠다
김명섭의 브런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