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에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기술은 무엇일까
AI 시대에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기술은 무엇일까
낯선 사람과 말을 참 잘하는 지인이 있다. 그녀는 만난 지 얼마 안 된 사람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서 편하게 대화한다. 친한 사람과의 대화를 할 때도 상대방의 말에 리액션과 공감을 잘하고 칭찬의 말도 아끼지 않는다. 그런데 그녀는 문자로 자신의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 혹시 자신이 실수라도 할까 봐 늘 걱정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인해 소통 방식이 다양해졌다. 말뿐 아니라 문자, 이미지, 영상으로 커뮤니케이션한다. 이 모든 형태의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 사람은 드물다. 앞에 나가서 말을 잘하지만 일대일 대화나 모임에서는 말을 잘 못하기도 하고, 문자로는 잘하지만 얼굴을 보며 말을 하는 것은 잘 못하기도 한다.
데일 카네기는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어떻게 말을 잘할지에 대해 여러 가지 조언을 제시했다. 그 조언들은 100년이 지난 지금도 매우 유익하며 반드시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기술이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도 없던 그 옛날과 지금, 그리고 앞으로도 사람과 사람 간의 커뮤니케이션에서 핵심은 변함없을 것이다.
챗GPT로 인해 대화형 AI와의 커뮤니케이션에 관심이 많다. 대화형 AI에게는 명확하고 간결한 말로 표현해야 하고, 질문을 할 때는 구체적으로 해야 한다. AI의 대답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대화의 맥락을 유지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언어 구사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이와 더불어, AI 기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AI가 이해하지 못하는 단어나 표현을 사용하면 AI는 어김없이 엉뚱한 대답을 하거나 자신은 대답할 수 없다며 확실하게 선을 긋는다. 빠르게 변화하는 새로운 기능을 계속 알아가는 노력도 반드시 필요하다.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 핵심은 이와 다를까? 만약 직장에 있는 누군가가 명확하고 간결하게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표현하고, 적절하게 질문을 던지고, 상대방의 말을 잘 이해한다면, 틀림없이 일잘러일 것이다. 그 사람이 대화하는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상대방의 변화를 알아차리기 위해 계속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항상 옆에 두고 싶은 동료로서 1순위 일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간결한 어휘력, 문장에 대한 이해력, 세심한 관찰력은 AI나 사람에게 모두 중요한 요소이다.
반면,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예를 든다면, AI와 대화를 하다가 AI의 답변이 마음에 들지 않은데 더 물어보기가 귀찮다. 시간 낭비했다는 생각에 한숨을 쉬며 인상을 찌푸리며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좋은 의견이야. 고마워.”라고. 그러면 AI는 이렇게 대답한다. “천만에요! 제안이 도움이 되셨다니 기쁩니다. 더 궁금한 점이 있거나 추가 지원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문의하십시오.”라고.
만약 사람에게 똑같이 한다면 어떻게 될까? 상사에게 보고를 했는데 옅은 한숨을 쉬고 인상을 찌푸리며 “좋은 의견이야. 고마워.”라고 말했다. 정말 눈치 없는 사람이 아니라면 엄청난 고민을 안고 잠자리에 들 것이다. 얼굴 표정, 말투, 목소리, 발음, 태도, 손짓 등 비언어적 요소는 사람의 커뮤니케이션에서 매우 중요하다.
AI와의 대화, 사람과의 대화는 각각의 특성을 이해하고 따로 공부하고 연습해야 한다. 두 가지 중 한 가지가 부족하다 해도 안타까운 상황이 연출될 것이다. AI 와를 통해 좋은 정보를 모으고, 적절한 자료를 만들었는데 이것을 상사에게 명확하게 설명을 못하는 상황, 상사의 지시를 명확히 이해했는데 AI로부터 적절한 정보를 얻어내지 못해서 우왕좌왕하는 상황이 될지도.
P.S.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이자 <말투 연습을 시작합니다> 저자 신경원입니다. AI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필수 커뮤니케이션의 기술에 대해 책을 쓰고 있습니다. 내용의 일부를 브런치에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