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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인연

그대 탓이 아니에요...

by 김광수

자책하지 말아요, 그대

그대 탓이 아니에요


열심히 살아왔잖아요

더이상 더 어떻게요


사람도

사랑도

사는 일도


이미 정해졌대요

이미 그대로 흘러간대요


그러니 그대여, 슬퍼하지 말아요

그대 탓이 아니에요


그냥 그 길을

따랐을 뿐이에요


미로 속을 걷듯

주어진 길을 따랐을 뿐이에요


참 열심히 걸었어요

내가 만드는 길인 줄 알고요


걷다가 엎어져 울기도 하고

내 잘못이라 책망도 많이 했어요


그렇게 그대는,

참 열심히 살아왔어요


누가 만드는 길이든

더없이 부지런히 걸어왔어요


그러니 그대여,

웃으세요

함빡 웃어주세요


그 미소가

다시 길을 열어

그대를 이끌 거예요


그대의

눈물 밴 발자국 위로

꽃잎 날리는 새길이 열릴 거예요


그러니 그대여,

웃으세요

함빡 웃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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