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두 번의 음악회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연주 관람 후기

by 들꽃연인

I.

직장생활 한창 바쁠 때 하루에 두 번의 저녁 식사를 한 적이 여러 번 있습니다. 대식가라서가 아니라 접대 저녁을 따블(!)로 뛴 것이지요. 특히 홍보업무를 담당할 때 술 잘 마시기로 일가견 있는 기자들과 하루 저녁 두 번의 저녁식사는 참 괴로웠던 기억입니다.


하지만 은퇴 여유를 즐기는 요즘 하루에 두 번의 음악회를 관람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집에서 한 시간 이상씩 걸리는 예술의 전당에서 오전 11시 마티네 공연을 보고, 전혀 다른 방향의 부천아트센터에서 저녁 7시 반 공연을 봤는데도 즐길만했습니다.


특히 오전 공연이 다소 감상하기 hard 했다면 저녁 공연은 편하고 즐거워서 느낌이 더 가벼워졌는지도 모릅니다. 두 공연 다 좋았지만, 이 글에서는 다소 아쉬웠던 느낌도 포함하겠습니다. 특별히 누구를 폄하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클래식에 별로 조예 없는 아마추어 관객 나름대로의 느낌을 적은 것으로 편하게 넘어가 주셨으면 합니다.


II.

오전 공연은 멋진 여성 지휘자님의 지휘로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연주했고, 강석우 배우님께서 해설 및 진행을 해주셨습니다. 오전 시간의 마티네 공연은 브런치 먹는 기분으로 좀 풀어진 편안함도 있는데, 오늘 공연의 편성은 조금은 관객 긴장시키는듯한 레퍼토리더군요.


모차르트의 돈조반니 서곡에 이어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이 연주되었습니다. 피아노 협연은 무려(?) 18살인 젊은 남성 피아니스트가 맡았습니다. 라흐마니노프가 미국 진출을 앞두고 의욕적으로 작곡했다는 이 곡은 연주자들에게 상당히 힘든 곡이라는데, 관객에게도 그러합니다. 강석우님께서는 저녁시간에 이 곡을 들으면 무척 감동적이라고 하셨는데, 11시 음악회에 듣기는 힘들더군요.


앳된 모습이 남아있는 피아니스트는 뛰어난 기교로, 이 힘든 곡을 잘 연주했습니다. 하지만 본인의 연주를 표현하는 데는 충실했지만, 오케스트라와의 호흡까지 맞추기에는 여유가 없어 보여 안타까웠습니다.


인터미션 후 첫곡이었던 무소르그스키 작곡 민둥산의 하룻밤도 감상이 쉽지 않았습니다.

민둥산에서 마녀들이 나타나고, 그들이 축제를 벌인다는 이야기가 없어도 음악 자체의 감상이 즐겁지는 않은, 특히 마티네 공연 곡으로는 더욱 그러한 듯했습니다.


첫곡 돈조반니 서곡과 마지막곡 하차투리안의 가면무도회 모음곡은 귀에 익은 곡이었지만, 이 곡들도 뭐 편한 곡들은 아니었습니다. 늘 그렇듯이 이번 공연 전에도 여러 번 연주될 곡들을 반복 감상하며 예습했지만, 마티네 연주곡들로는 좀 그랬습니다.


한편, 여성 지휘자가 아직 상대적으로 많이 적어서인지 이번 공연 지휘자의 우아한 지휘는 반가웠습니다만, 왠지 모르게 버거운 듯 보였습니다. 이상하다, 하면서 유심히 봤는데 지휘 속도와 오케스트라 속도가 같은 속도였고 가끔 지휘가 아주 미세하게 늦는듯한 느낌도 있어서 제가 그리 생각했나 봅니다. 제가 듣기에는 일반적으로 오케스트라 연주의 지휘는 조금 앞서 나가는 듯했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클알못인 아마추어의 느낌이므로 잘못 느꼈을 가능성이 크고, 당사자분들에게 실례가 될듯해 사과도 동시에 드립니다.


해설, 진행을 하신 강석우 배우님은 더 말할 나위 없이 최고였습니다. 가곡을 12곡이나 작곡한 음악성에, 클래식 프로그램인 cbs fm ‘아름다운 당신에게'를 다년간 진행할 정도의 실력도 빛났습니다. 게다가 여유와 유머를 곁들인 진행은 무거워지기 쉬운 분위기를 편하게 누그러뜨려 주었습니다.



III.

저녁에는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산 넘고 물 건너(^^) 부천아트센터로 향했습니다.

부천아트센터는 먼 대신에 악기의 어거스틱한 음향을 잘 느낄 수 있어 제가 애정하는 곳입니다. 게다가 이번 공연의 제 좌석은 맨 앞열 정 중앙, 지휘자 바로 뒷자리였지요.


또 부천아트센터는 객석과 무대가 가까워, 특히 현악 파트는 바로 귀 앞에서 연주를 들을 수 있는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이번 연주회에는 Calssic in Drama라는 Title 아래 해설이 있는 음악회라는 부제가 붙었습니다. 국내 드라마에 삽입된 적이 있는 Classic 곡을 클래식 컬럼니스트 유정우님께서 해설을 해주셨습니다. 유정우 선생님은 흉부외과 전문의이신데, 클래식 음악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여러 TV, 라디오, 유튜브에서 해설을 하셔서 유명하신 분입니다.


저도 유정우님의 해설을 즐겨 듣는 편인데, 특히 오페라 해설은 백미입니다. 해당 오페라의 역사적 배경, 의의부터 디테일한 스토리, 아리아의 소개 그리고 해당 오페라의 명반까지 정말 다양한 부분을 터치해 주십니다. 전 오페라 공연을 가기 전 예습은 <일구쌤 클래식>에 출연하신 유정우님의 해설을 가장 우선해서 봅니다.

이런 유정우님께서 해설을 해주신다기에 얼른 예매를 하기도 했었습니다. 이번 연주회에서도 곡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배경 드라마에 대한 재미있는 해설, 그리고 유머까지 곁들인 멋진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특히 스크립트는 물론 메모 하나도 보지 않고 진행하시는 모습도 눈에 띄었습니다.


곡의 선곡은 드라마 삽입곡들 이어서인지 제게는 다소 쉬웠습니다. 피가로의 결혼 서곡, 세비야의 이발사 서곡부터 엘가의 사랑의 인사 그리고 앙코르로 연주된 빌헬름텔 서곡까지 연주된 8곡이 모두 아는 곡들이어서 특별히 예습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음악회에 가서 편안히 연주회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최정우 지휘자님께서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지휘하셨는데, 상당히 듬직하신(^^) 외모답게 힘차고 씩씩하게 지휘하기도 하셨고, 외모답지 않게(^^) 유려하고 섬세한 지휘를 하기도 하시는 등 아주 유연한 모습이었습니다.


오케스트라에 대해서는 직전 연주에서와 같이 악기 파트에 따라 제 나름의 만족도가 갈렸습니다. 현악 파트, 특히 첼로 연주는 소리가 피부에 스며들어올 정도로 좋았지만, 금관악기 파트에 대해서는 불만이 좀 있습니다.


직전 연주 때는 저음부 금관악기 쪽에서 긁히는 듯한 소리가 불편했는데, 이번에는 트럼펫 솔로가 시작과 거의 동시에 음이탈이 있었고, 저음부 금관악기에서는 약간의 음이탈과 두어 번의 찢어지는듯한 소리가 있어 궁금하고도 불편했습니다. 아, 이 모두는 아마추어인 저의 막귀가 잘못 듣거나 잘못 알았을 수 있음을 전제하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옥에 티가 이것만이니, 그 외의 모든 연주는 너무너무 좋았다는 이야기이지요.


IV.

다소 불편한 이야기를 드린 분들은 모두 익명으로 했습니다만, 만에 하나라도 전달되어서 불편하시게 된다면 다시 한번 미리 사과드립니다.


어쨌든 어쩔 수 없는 아마추어여서인지, 익숙한 곡들의 편안한 연주를 듣고 일어나는데, 편안하게 힐링되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심지어는 7호선, 2호선으로 귀가하는데 여유 있는 지하철 좌석까지 기분을 맞추어주더군요.


사족으로 한 말씀 더 드리면 어제 예술의 전당 공연은 무려(^^) 30,000원, 부천아트센터 공연은 24,000원이었습니다. 둘 다 R석이었습니다. 자체 기획공연 이어서이겠지요. 가성비 짱이었습니다.


(이미지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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