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일기-7

Swan Diaries

by kay


사랑을 하는 것은 아주 두려운 일이다. 언제나 끝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좋은 만큼, 기다려지는 만큼, 그 종말은 두려운 일이 된다.

사랑은 기대다. 고전적인 어린왕자의 여우. 3시부터는 설레고 4시부터는 안절부절 못하고, 5시부터는 미칠 것만 같은 지경이 된다. 그리고 5시가 지나면 체념이나 눈물이 그 자리를 채운다.

‘사랑하다’의 어원이 ‘생각하다’라는데, 영어식 표현으로 정말 ‘cannot agree more.’ 너무 맞는 말이라서, 그 이상 동의할 수가 없다. 머리라는 소프트웨어의 어느 한 섹션이 계속 윙윙 돌아가는 기분. 냉각기는 도는지 마는지, 계속 머릿속 한구석이 윙윙대니 어느 하루 마음 편할 날이 없다.

사랑의 첫 페이지가 눈빛이라면 사랑의 중간 페이지는 몸이 아닐까. 나에게 허락된 몸. 내가 허락한 몸. 그 아름다움과 완벽함은 지극히 주관적이면서, 주관적이기 때문에 더더욱 아름답고 완벽해진다. 손에 전해지는 따스한 온기, 부드러움, 그리고 자신의 존재를 끊임없이 주장하는 심장, 심장, 심장. 길거리에 지나가는 저 수많은 사람들이 다 살아있지만, 그들에게는 내가, 나에게는 그들이 일종의 배경이 된다. 그러나 나의 연인은, 나와 ‘같은 드라마’의 주인공! 그의 일생의 다만 한 부분이나마 내가 색칠하게 되었다니, 달면서도 쓴, 무게를 느끼게 된다.

나의 사랑에 대한 이론은, 예고를 할 것, 충실할 것, 예의를 지킬 것. 그러나 나의 사랑은, 어쩌면 너무 건조한 것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지나치게 충실하고, 어쩌면 지나치게 예절바른지도 모른다. 어쩌면 너무 잠깐이기 때문에, 예고도, 충실도, 예절도,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내 입장에서 나는, 언제나 주는 사람이기 때문에(누구나 그렇다), 내 사랑의 도착지에서, 그분이 받을 인상을 도저히 상상할 수조차 없다.

다만 언젠가 나와 함께한 시간을 돌아볼 때(나와 같이 있을 때여도 된다), 미안함보다는, 후회보다는, 그 시간 속의 내가 얼마나 기뻐했는지를 기억해줬으면 한다. 나는 기쁘지 않으면 웃지 않기 때문에, 내가 웃은 것은 정말 웃은 것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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