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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y Jan 1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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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장벽이 있는 것 같아요 –Community Homestead9

금요일 오전에는 solo day라서 자유시간이기는 하지만, 며칠간풀 뽑기 마무리를 위해 농장 앞 꽃밭으로 향했다. 열심히 을 뽑았는데 혼자 하다 보니 마무리가 되지 않아 조안에게 얘기했더니 오늘 시간이 된단다. 조안이 농장 앞에 나와 있다.

“Ray~ 괜찮아요?”

“네~ 왜 그렇게 묻는 거예요?”

순간 마음에 소용돌이가 확 밀려온다.


“음... 언어 장벽이 있는 것 같아요.”

“어떤 어려움이 있는 거죠?”

“어제 오후 1시 50분에 엘리자벳 송별 파티가 있었는지 저는 몰랐어요. 다들 점심 먹고 같이 있었는데 순식간에 없어져서 일하러 갔나 했어요. 엘리네 집에 2시에 갔는데 아무도 없더라고요. 그 이후에 빌이 와서 얘기해 줬어요.”

“그래요? 미안해요. 놓쳤구나.”

“음.. 그리고 매주 목요일 저녁에 자원봉사자 미팅이 있다는 것도 어제 알았어요. 아이들이랑 소 젓 짜러 가기로 약속해서 참석하지 못했지만요.”

“어제 미팅은 Americorp이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봉사자들만 해당이 되는 거예요. NGO에서 우리 같은 단체에 1년간 봉사자를 파견해 주는 프로그램이에요. 조건은 기관마다 월급을 주는 곳도 있고 안 주는 곳도 있어요. 1년 후 Americorp에서 장학금 5,000달러를 받을 수 있어요. 그래서 주 1회씩 캐서린과 미팅을 하는 거예요.”


“아. 그랬군요. 몰랐어요. 사실 저는 여기 와서 잭에게 받은 오리엔테이션이 다예요. 무슨 요일에 어떤 프로그램이 있는지 잘 몰라요.”

“윌이 너무 바쁘죠. 그리고 그 집에 사는 친구들도 다 바쁘고요.”

“네. 제가 윌한테 무엇이 필요하다고 얘기하면, 그저 웃을 뿐이에요.”

“윌은 잘 가르치는 사림이긴 해요.”

“맞아요. 아이들도 윌이 소 젓 짜는 방법, 빵 만드는 방법 등을 가르쳐 주는 것을 좋아해요.”

“그런데 윌은 소통에 대해서는 어려워해요.”

“맞아요. 아무래도 남자이고, 지금이 많이 바쁠 때라서 그런가 봐요.”


“매주 수요일 저녁에는 오랫동안 머무는 사람들 미팅이 있고요. 매주 일요일 10시 30분에는 Spiritual meeting이 있어요. 그리고 5시에 포트락 파티, 6시 30분에 직원들 미팅이 있어요.”

“아. 그래요? 저는 이곳의 가치, 추구하는 부분, 생활 방식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요.”

“참~ Ray가 직원 미팅에 참여하는 것은 어떨까요?”

“아주 좋은 생각 같아요. 고마워요. 조안~ 그런데 왜 저한테 괜찮냐고 물어본 거예요?”

“어제 오후에 표정이 좀 안 좋아 보였어요.”

눈치 빠른 조안, 덕분에 내 마음이 조금 풀렸다. 일 끝나고 아이들이랑 같이 중국식당에 가서 밥 먹고, 야구장에 다녀오자고 한다.


오후에 Morning하우스에 피자 만들러 가서 릭아저씨와 또 대화를 하게 됐다.

“Everything is going well?”

“열흘이 지나 많이 적응했어요. 그렇지만 언어장벽 때문에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아요.”

“그래요?”

“그리고 다른 봉사자들은 어리잖아요. 저는 나이가 더 많고, 아이들이 있으니 생활 패턴이 다르잖아요.”

“아이들은 어떤가요?”

“아이들은 즐거워해요. 소 젖 짜는 것도 재미있어하고, 빵 만드는 것도요.”


아침에 조안이 괜찮냐고 하고, 릭아저씨가 또 물어보니 어제의 푸념들이 감정으로 더 강하게 느껴진다. ‘아~ 나 힘들구나. 그래! 힘든 게 당연한 거야!’라고 스스로에게 위로해본다. 피자 만들기가 너무 빨리 끝이 나서 아이들이 심심하다고 조른다. 민서가 밖에 나갔다 오더니 잔디 깎기 체험을 했다고 한다. 아이들을 배려해주는 릭아저씨의 마음이 느껴진다.


끝내고 아이들과 놀이터에 가기 전에 릭아저씨에게 인사하러 갔더니 무언가를 고치고 있다.

“릭은 마술사인가 봐요. 별걸 다 고치네요. 직업이 뭐였나요?”

“나는 엔지니어예요. 20년간 로켓 엔진 만드는 일을 했어요.”

“아. 그래서 이렇게 다 잘 아시는구나~”

“나는 어릴 때 캠프힐에서 자랐어요. 결혼을 해서는 공동체 밖에서 살았고 아이들 넷을 키우며 직장생활을 하느라 바쁘게 지냈죠. 그런데 어느 순간 공허함이 몰려왔어요. 어느 날인가 캐서린과 얘기를 하는데 서로의 의견이 일치했어요.”

“아. 두 분이 홈스테드의 설립자이신 거예요?”

“네. 저희 아버지와 에드랑 넷이서 함께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돈이 없어서 15년간 직장생활을 했었죠.”

“캠프힐과 홈스테드는 어떤 것이 다른가요?”

“캠프힐은 너무 이상적이에요. 일상의 삶과는 괴리가 있는 느낌이 많아요. 우리는 캠프힐을 기반으로 홈스테드를 만들었어요.”

“제가 이곳에 온 목적은................ 기회가 되면 릭과 캐서린이랑 따로 시간을 갖고 싶어요.”


엄마의 옷소매를 늘어뜨리고 손을 잡아끄는 아이들... 그 사이  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있다. 이제부터는 이들의 삶에 대해 좀 더 질문을 해야겠다 싶다. 이상적인 공동체보다는 현실에 기반한 공동체를 실현하려고 하는 홈스테드의 가치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다. 그래서 이렇게 허술해 보이는 걸까? ㅎㅎ


안네 가족이랑 판다 익스프레스에 가서 중국 음식으로 맛있는 저녁식사를 했다. 월마트에 가서 아이들이 평소 먹고 싶어 하던 과자랑 아이스크림도 사고, 내 캔 맥주도 집어 들었다. 9시가 다 되어서야 동네 야구장에 도착했다. 땅콩을 먹으며 야구를 관람하는데 좀 재미없다. 네명의 꼬맹이들 성화에 못 이겨 결국 놀이터에 가서 숨바꼭질을 했다. 역시 나라를 불문하고 숨바꼭질은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놀이인 것 같다. 덕분에 모기에게 엄청 많은 피를 헌혈하였다는 사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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