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르는 소 Feb 14. 2024

사람 잘 안 바뀐다 1

돼지++ 껍데기 19

거실책상에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다.  

먹고 남은 막대기는 쓰레기통에 버리고 방에 들어가라고 얘기했는데, 

아침에 거실로 나오면 막대기가 그대로 있다.  


오후학교에서 돌아와 거실 소파에 옷을 던진다. 

다음날 아침까지 거실소파에 옷이 그대로 있다.  

퇴근 후 집에 들어와 거실 의자에 외투를 걸어 놓는다.

다른 사람이 방 안 옷걸이에 걸기 전까지 그대로이다. 


휴일아침 차를 마시려고 차 봉지를 뜯었다.

점심준비하는 시간까지 그 빈 봉지는 보조 싱크대에 있다.


머리 다듬는다고 고데기며 왁스 등을 여기저기 펼쳐 놓았다. 

그러고 외출하면 끝이다. 


6명이 함께 사는 공간이기에, 같이 사용하는 거실이기에

바로바로 치우라고, 자기 흔적은 자기가 지우라고

항상 얘기하지만, 그냥 잔소리일 뿐이다.


사람 잘 안 바뀐다. 


저녁 먹고 소파에 누워 TV 뉴스를 시청한다. 

아나운서의 일정한 톤이 잠을 부른다. 스르륵 잠이 든다. 

가족들한테 뭐라고 할 거 없다. 나도 안 바뀐다.  

이러니 살이 빠지질 않는다. 계속 돼지++가 되어간다. 


사람, 아니 돼지는 잘 안 바뀐다. 

오늘도 계속 돼지++

매거진의 이전글 마음도 튼튼, 몸도 튼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