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르는 소 May 20. 2024

힘들 땐, 어른 말 듣는 거야!

응원과 격려가 필요하다면...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때 만난 직장 선배와 오랜만에 전화통화를 했다. 직장 내 막내로 만나서 그랬을까, 아니면 내가 막내 기질이 있어서 그랬을까 전화통화를 하면서 막내답게 종알종알 많은 말을 해댔던 것 같다. 긴 시간 동안 서로 연락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어제 만났던 사람들처럼 금방 대화의 불씨가 타올랐다. 그 직장 선배는 이런 내 모습이 어떻게 느껴졌을까? 갑자기 이러저러한 마음속 얘기들을 쏟아내는 내 모습에 다소 긴장했을 수도... 하지만 그동안 내 현재와 내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잘 듣고 있었다면서 그 선배도 같이 수다를 떨어 주었다. 금방 서로에게 깊은 속마음이 전달되었다.  


한 번 막내면 나이가 들어도 막내인가 보다. 사는 얘기, 직장생활 얘기, 어머니 얘기, 아이들 얘기 등을 하면서 그간 내가 했던 대화의 결과는 다름을 느꼈다. 마치 20대 직장 초년생으로 돌아가 직장 막내처럼 얘기를 하고 있는 내 모습이 신기해 보였다. 신나게 떠들던 내 모습에 전화를 끊고 나서 어이없게 한참을 웃었다. 통화도 오랜만이었지만 이런 기분도 오랜만이었다. 


그동안의 힘든 일들과 복잡한 현실을 얘기하는 동안 선배는 경청하면서 얘기를 들어주었다. 속 내를 드러내어 현재의 고민과 걱정 등을 얘기할 때는 자신의 경험에 빗댄 솔루션도 구체적으로 얘기해 주었다. 주변인들을 통해서 멀리서나마 내 상황과 직장, 가정의 일들도 알고 있다며 충분히 공감을 하고 있음도 느끼게 해 주었다. 내 고민과 걱정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격려와 지지도 해주었다. 기다리면 모든 게 해결되고 살아진다고 극복방안도 얘기해 주었다. 나보다 더 나이가 많아서였을까? 직장 선배여서였을까? 경험이 나보다 더 많아서였을까? 말 하나하나가 마음에 와닿았다. 선배는 선배였다.


나도 누군가에게 이런 속깊은 선배가 되어 주어야 할텐데.. 잘 할 수 있으려나.. 


전화말미, 그 선배가 얘기했다. 

"너무 고민하지 마. 그럴 필요도 없고 시간도 없어. 지금 회피하면 아무것도 남지 않아. 내말 들어. 편히 생각하면서 재미나게 즐기면서 살아. 힘들 때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어른들 말 듣는 거야"


보통 직장에서 꼰대라고 하는 선배들의 업무간섭이나 가정 내 부모님의 잔소리 등을 귀찮아하는 경향이 다들 있을 터, 그 잔소리들이 어디에서 왔을 거라고 생각하는지? 내게 아무런 필요가 없고 나랑은 아무 상관이 없을 잔소리 같지만 나보다 좀 더 인생을 살아본 선배 어른들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일 수도 있겠다. 나 혼자 고집스럽게 살아갈 것 아니면 다른 사람의 조언에, 인생 선배의 충고에 귀 기울여 볼 만도 할 듯싶다. 50년을 산 옛 직장 후배의 고민이 걱정이 되었는지, 어른말 들으라며 건네준 선배의 말 한마디가 그날 내게 큰 도움이 되었다. 


지금 힘들다면 주변의 선배나 어른들에게 나를 활짝 오픈해 보면 어떨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진심으로 걱정해 주고 같이 고민해 줄 터이다. 예상 못한 해결책과 방향성을 제시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자고로 어른들 말 들어서 손해 볼 일이 없다고 했다. 뭐 대단히 훌륭한 어른을 찾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주변의 나이 드신 어른들, 인생의 선배들 얘기에 귀를 기울이면 된다.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된다. 연륜이 묻어나는 마음의 정이 내게 넘어올 것이다. 


살아가는데 고민이 많다면

힘찬 응원이 필요하다면

격려와 지지가 요구된다면

그럴 때, 어른들 말 들으면 된다. 


힘들 땐, 어른 말 듣는 거야!   

   



매거진의 이전글 카르페 디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