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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르는 소 Apr 30. 2023

요즘 왜 글을 안 올리세요?

영화 <나는마을방과후교사입니다> 국회상영회에서 열혈 구독자를 만나다!

마을방과후 교사들의 활동모습과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나는마을방과후교사입니다> (박홍열/황다은 공동연출)의 국회상영회&간담회가 있어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들렀다. 아이들과 교사들이, 또는 부모들이 같이 손으로 직접 꾸몄을 각종 전시홍보물들이 상영장소 입구에 잔뜩 널려있다. 마을방과후를 살려보자고, 우리 공동체를 알려보자고 아끼던 사진이랑 영상물들을 오리고 잘라내서 한 땀 한 땀 붙이며 흥분했을 아이들을 생각하니 그 정성이 대단하다. 자기들의 활동이 영상으로 기록되어 국회에서 상영되고 입법기관인 국회의원들에게 돌봄의 필요성을 제언하면서 그 논의과정에 직접 참여해 본다는 것은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이냐! 

부디 상식적인 사람으로 잘 성장해서 사회 곳곳의 등불이 되어주길~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우연찮게 아내가 나온 다큐멘터리 영화 <나는마을방과후교사입니다>에 대한 관련글을 올렸는데 그 덕(?)에 구독자가 많이 늘었다. 구독자를 만들겠다고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도 아니고 구독자수에 크게 연연하진 않지만, 누군가 내 글을 읽어주고 관심 가져주는 것은 너무 반갑고 감사하다. 게다가 불특정의 누군가가 아니라 이름과 얼굴을 아는 사람이 직접 내 글을 읽고 반응을 알려주는 것은 글쓰기의 동력이 된다. 내 글을 읽은 사람을 직접 만나는 것은 감사함과 동시에 겸손함과 두려움을 갖게 하기도 한다. 

영화상영회가 끝나고 난 후 내 브런치 열혈독자(?)님을 만났다.


지역의 마을방과후 대표교사를 하고 계시는 분인데, 글을 잘 읽고 있다면서 4월 초 이후 왜 글을 안 올리냐면서 아는 체를 해주셨다. 처음 뵙는 분한테 내 글에 대한 얘기와 칭찬을 들으니 너무 감사했다. 올해 초, <나마교> 영화 개봉을 앞두고 브런치에 쓴 내 글을 도토리마을방과후와 성미산 공동육아에 소개해준 황다은 작가님 덕에 구독자가 늘어나고 마을방과후에서 일하는 분들한테도 글이 알려졌다. 본인들의 일과 생활, 관심사와는 다른 이야기들에도 관심을 갖고 읽어주면서 아는 척도 해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영화가 잘되어서 국회상영까지 진행되고 아내도 국회에서 발표까지 하니 이래저래 감사한 일들이 많다.

모두들 하시는 일들이 몽땅, 전부 목적한 바를 이루시기를~

 



소속기관에서 인천의 지역책임자로 일하던 몇 년 전, 지역신문에 1년간 기고문을 올린 적이 있다. 당시 해당신문의 편집국장님을 알게 되어 외부 기고를 한번 써본 인연으로 정기적인 필진에 위촉된 소중한 경험이었다. 신문에 기고문을 쓴 지 6개월째 되었을까. 어느 모임에서 자원봉사자를 소개받아 명함을 건네면서 처음 인사했는데, 그 봉사자분이 나를 아는 체하시는 것이었다.


"어머, **일보에 올리시는 글 잘 보고 있어요! 글 잘 쓰시던데요? 저 지금 연예인 보는 거 같아요^^"


연예인이라니요... 미천한 글을 읽어보셨다는데 쑥스러우면서도 알아봐 주시니 고맙고 감사했다.

요즘 지면신문을 많이 보진 않아 글을 쓰면서도 일하는 기관에서나 알아주지 내 글을 봤다는 외부 사람을 본 적이 없었는데, 6개월 만에 내 글을 아는 사람을 만난 것이다. 물론, 신문 구독률이 있으니 누군가 기고문을 읽었을 터이지만, 직접 글에 대한 타인의 반응을 들은 것은 처음이었다. 요즘 지면신문을 많이 보지 않기에 이렇게 기고문을 쓰는 게 얼마나 영향력을 끼치려나 했는데, 어디에선가 누군가 내 글을 읽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던 순간이었다. 단 한 명의 사람이라도 내 글을 읽고 공감한다거나 힘을 얻는다면, 생각이 바뀐다면 글은 살아 숨 쉰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누군가의 눈에 띄어 새로운 시각을 열어 줄 수도 있을 것이니 한번 쓰인 글의 생명력이 짧지 않다.   


당시 알았던 것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정기적으로 특정매체에 글을 쓴다는 것은 정말 어렵다는 것이었다. 

한 달에 한번, 시민사회와 관련된 글을 보내면 되는 것이었는데,  글감을 찾아 구성하기가 쉽지 않았다. 개인이 아니고 단체를 대표해서 글을 쓰는 것이니 내 직업하고 맞아야 하고 행여나 시민사회와 단체에 누가 될까봐 셀프검열을 계속해야 했다. 또한 대중한테 보이는 글이니 일기처럼 손따라 마음 따라 편하게 쓰기도 어려웠다. 전문적인 용어와 정확한 수치들을 찾아야했다.  한 달 내내 글감을 떠올리고 생각들을 정리하면서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며 글의 완성은 마감일 하루 전에야 간신히 마쳤다. 마감일 전 2~3일은 정말 스트레스가 많았다. 


'월급을 더 주는 것도 아닌데 왜 내가 기고문을 쓴다고 해놓고선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나?'

'매주 자기 직업 관련 글을 쓰시는 분들은 대체 어떤 능력을 가진 걸까?'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버텨낸 1년은 정기적으로 글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작게나마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기회를 주셨던 편집국장님, 글의 초안을 검수해 준 우리 기관 홍보팀의 직원들, 글을 읽고 알아봐 주셨던 독자분한테 다시금 감사의 뜻은 전한다.


브런치에는 정말 꾸준하게 글을 올리는 작가님들이 많다. 전업작가님들도 있겠지만, 각자의 생활전선에서 시간을 짬 내어 정기적으로 글을 올리는 분들의 성실함을 자주 만난다. 정말 어렵고 스트레스받는 일을 당차게 해내는 훌륭한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글감을 찾고 구성해서 글로 엮어 내는 어려움을 척척 해내시는 분들이다. 존경스럽다. 4월 한 달 동안 바쁘고 혼란스러웠던 일들이 많아서 글쓰기에 집중하지 못했는데, 오랜만에 내 글을 알아봐 주시는 열혈 구독자님을 뵈었으니 나도 자세를 좀 추슬러야겠다. 쓰기로 한 것, 계속 써야 하지 않을까? 누가 쓰라고 한것도 아니고, 돈을 준다는 것도 아니지만 내가 좋아서 시작한 것 아니던가? 단 한분이라도 읽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아니 직접 확인했으니 글쓰기를 계속해야겠다. 

본업이 있으니 자주 글을 올리지는 못하겠지만, 글이 정기적으로 올라오지 않는다거나 기대한 만큼 훌륭하지 않다고 해서 구독을 취소하지 말아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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