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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르는 소 May 07. 2023

드디어... 코로나19 확진

내 생에 양성 2줄을 이제야 보는구나!

"처음이세요?"

선명하게 나온 2줄을 확인한 간호사가 살짝 웃으며 묻는다.

"오랫동안 잘 버티셨는데, 딱 걸리셨네요.ㅎㅎ 어차피 한 번은 걸려야 하니 이참에 푹 쉬세요"

대유행이 끝나서 그런지 간호사도 아무렇지 않은 듯 코로나 양성임을 확인한 후, 별거 아니라는 듯 말을 건넨다. 세계보건기구가 3년 4개월 만에 코로나19 비상사태를 해제한 마당에, 이제야 처음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  

사회생활을 안 하는 것도 아닌데 신기하게도 우리 집 6명의 식구들은 여태까지 코로나에 걸리지 않았다. 코로나 초기 온사회가 전염병의 공포에 휩싸였을 때, 마스크 2개 겹쳐 쓰고 마을방과후에 아이들 돌보러 나간 아내도 코로나가 비껴갔다. 직원들과 점심을 매일 같이 먹으면서 외부미팅도 자주 했던 나도 코로나와는 상관없었다. 학교에 가기 싫다며 코로나 걸린 동급생의 마스크를 친구들과 번갈아 썼던 아들 녀석도 코로나에 걸리지 않았다. 같이 마라탕을 먹은 친구들 3명이 확진을 받을 때에도 막내딸만은 음성이 나왔다. 우리 가족 모두 3차 예방접종까지 잘 맞은 덕분이라 생각하면서도 우리 가족에게 무언가 다른 우성인자가 있는 거 아닌가라고 여기기도 했다.


우리는 역시 일복이 많은 사람들이라며 남들 아프다고 쉴 때 매일 나가서 일만 해야 했다. 어디는 직장동료가 확진되어서 공동격리되고 지원금 몇십만 원을 받았다는 얘기를 들으면서도, 누구는 벌써 3번이나 확진되어서 쉰 날이 누계 1달가량 된다는 얘길 들으면서도 '우리가족 안 아픈 게 감사하다'라며 자조 섞인 웃음을 짓기도 했다.  격리기간이 없어지고 나서 그때 걸리면 쉬지도 못하고 어떡하냐며 아내와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하지만, 딱 여기까지였다. 결국 가족 중 3명이 코로나에 걸려 방에서 격리에 들어갔다.  코로나 19 비상사태가 해제되어 격리기간이 5일로 줄어든다는데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나. 

어쨌든, 걸리지 않는 게 제일 좋은 일이긴 하다.


여기저기 아픈 증상이야 이제 다 누구든지 아니 딱히 쓸게 없다. 목 아픈 건 둘째치고 누워있더니 허리가 아파서 잘 일어나지도 못하겠다. 코로나가 문제가 아니라 고질병인 허리가 더 문제다. 격리 중에 브런치에 글이나 실컷 올리자라며 글을 쓰려했지만, 허리통증으로 의자에 앉아 있기도 힘들다. 

먼저 확진된 나와 아내, 막내딸이 열심히 격리활동 중으로 한 집에서 생활하다 보니 다른 가족들이 감염될 만도 한데 아직 어머니와 아들, 둘째 딸은 확진이 안 됐다. 어머니가 목감기가 심해져 병원에 다녀왔지만, 음성이라니 다행스러우면서도 신기하다.


3차까지 예방접종을 잘 맞아둔 것도 있겠지만(하지만 앞으로 맞으라면 후유증때문에 안맞을거다), 늦게까지 우리 가족이 코로나에 걸리지 않은 이유를 살펴보면 누구나 잘 아는 '손 씻기' 덕택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가족은 정말 손을 잘 씻는다. 사무실에서 일하는 나를 돌아봐도 손을 참 잘 씻는다. 출근하면서 대중교통의 손잡이등을 잡았으니 사무실에 도착해선 바로 손을 씻으며 개인컵 등 정리를 한다. 오전에 화장실을 2번 정도 가니 기본적으로 2번은 반드시 손을 씻는다. 점심식사 하러 나가기 전에 화장실을 들러 또 손을 씻고, 식당에서 기회가 되면 물티슈로 다시 시손을 닦는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복귀하면서 양치질을 하러 가면서 다시 손을 씻고 오후에 화장실을 2~3번 정도 간다면 이때도 손 씻기는 당연하다.  퇴근후 집에 오자마자 손 씻기는 기본이다. 어렸을 적부터 원래 손을 잘 씻었는데, 코로나19 이후 손을 더 잘 씻게 되었다. 마을방과후 교사로 일하는 아내야 나보다 더 잘 씻으면 씻었지 뒤지지 않는다. 이런 습관은 자녀들한테도 그대로 전수되었다. 그래서인가 감염이 늦어졌나 보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양치 후 가글하는 습관도 우리 가족을 코로나에서 지켜준 게 아닌가 싶다. 이 무슨 해괴한 소리냐고 할 순 있지만, 입속세균을 99% 없애준다는 가글의 힘을 무시할 수도 없지 않나. 하루 3번 양치를 하면서 되도록이면 저녁때는 양치 후 가글도 같이 하려고 노력한다. 불소치약을 쓰지 않는 이상 입속의 충치균을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아이들한테 양치질은 안 해도 입속 가글은 꼭 한 뒤 잠들라고 가르쳤다. 가족 대부분 양치질하고 가글로 간단히 마무리하는데 이게 혹시 모를 입속 세균의 전파를 막아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뭐 아니면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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