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꿈은 사양합니다.

내 안에 꿈의 제작자에게

by 이경



언제나 다시 찾아온 월요일. 전 날 회사에 가기 싫어서 앓는 것도 아니고 월요일 아침 출근이 소름 끼치도록 싫은 것도 아닌, 그저 월요일이 그다지 반갑지 않은 마음을 품고 살아가는 직장인일 뿐인데 월요일을 맞이할 때면 유독 잠든 사이 꾼 꿈 내용 때문에 더 부담스러워진다.


얼마 전 나는 회사를 새로 이직을 해서 적응 중에 있다 어딜 가나 인정욕구와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강해서

늘 피로도와 긴장감이 높은 편인데, 이런 상태에서 잘하고자 하는 책임감과 자부심이 지나치면

아닌 것만 못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 지나침에 대한 깨달음을 꿈을 통해서라도 알아차리라는

하나의 신호일지도 모르겠다. 지금부터 꿈의 내용을 말해보자면 이렇다.


꿈속에서 난 지금의 회사 사무실과 똑같은 장소에서 일을 하는 중이다. 동료에게 인수인계를 받을 상황으로 보였는데 상대 동료가 내게 “이것도 못해요?”라고 동료가 무시하는 말투로 큰 소리를 쳤다. 꿈에선 실제와

다른 동료의 모습에 당황하다가 바로 해선 안될 마음속 말이 튀어나와 “처음 해보는 업무인데, 이걸 어떻게 알아서..”

하는 순간, 아차 싶었고 잠에서 깨면서 억울한 감정으로 불만 섞인 말들을 중얼대면서 잠꼬대하고 있단 걸 알아챈 순간 현타와 동시에 씁쓸한 창피함이 찾아왔다.


잠에서 깬 뒤 아침인 줄 알았지만 아직 새벽이다. 감정이 닳는 꿈을 꾼 거에 이어 잠까지 설치니 피곤함이

더 한 와중에 다시 잠이 들었고 또 꿈을 꿨다.


이번에는 꿈속에서 늦잠을 자서 출근시간 10분 전에 일어난 상황이었다. 머릿속은 혼비백산이 되고 피할 수 없는 지각을 받아들이지 않고 싶어 하지만 피할 방법은 없다. 별 수 없이 상사에게 오늘 지각할 것 같다는

내용으로 연락을 취해야 하는 속이 말이 아니다.


현실에서의 내 모습이 그대로 투영되어 실제 느꼈던 감정들을 그대로 받아들여야만 해서 역시나 놀라운 중에

다시 꿈에서 깼을 땐 다행히도 출근 준비를 하고도 남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혹독하게 현실 속 상황을 보여주고 감정까지 현실과 똑 닮은 꿈은 피하고 싶지만 내가 선택하고 거를 수 있는 꿈이 아니기 때문에 원치 않았던 상황 속에서 감당해내야만 한다. 왜, 월요일이면 더 현실 같은

상황의 꿈으로 고달픔을 더 하게 하는지 따지기라도 싶은데 내가 만들어 내는 꿈이니 어떻게 따져야 할까.

내 안에서 꿈을 만들어내는 것들을 끄집어내서 호되게 혼내주고 싶은 마음이다.


지금의 꿈을 만들어내는 것들이 뭐가 되었든 생리현상처럼 배출시키고 내 컨디션에 맞춰 꿈을

만들어내는 일꾼들을 들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오늘 하루 꿈과 같은 상황은 펼쳐지지

않았지만 출근 전부터 닿아버린 기분 덕분에 상쾌한 한 주의 시작은 물 건너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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