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라이프
캐나다의 학기는 9월에 시작하여 6월에 마무리된다.
이번주는 학기말이라 진짜 쒼나게~ 놀았다.
학교에 가서 야외수영장 가고, 공원 가고, 영화 보고 학교운동장에 바운스 설치해서 놀고... 일주일째 책가방이 아닌 수영가방과 간식가방만 매고 등원했다.
아주 신났다. 부럽다.
사실 이 주 전 큰애의 성적표를 받았는데 가장 자신 있어했던 수학이 생각보다 점수가 안 나와서 큰 아이가 많이 속상했는지 눈물을 보였다.
아이를 안아주며 어떤 부분에서 어려웠었는지 엄마가 확인하고 방학 동안 도와줄게라고 약속을 하고 선생에게 시험지를 보내줄 수 있는지 물어봤으나 4학년때부터는 시험지 유출등의 이슈로 보내줄 수 없다고 한다(3학년 성적까지는 가능했다)
직접 방문하면 보여줄 수 있다는 회신을 받고 바로 약속을 잡고 선생을 만나 시험지를 보는데.. 아... 모르겠다..
한쪽에는 프랑스어 지문 나머지 한쪽에는 아이가 푸는 과정과 답이 나와있다.(프랑스어ㅠㅠ)
예전에 나 어릴 적 한국에서 풀던 시험과는 너무 달랐다. 시험지도 대입시험의 미니 버전처럼 생겼더라. 요새 한국은 라테와는 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결국 어떤 유형을 어려웠는지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채 선생과 30분 정도 면담으로 끝났다.
내 면담의 주요 내용은
아이의 학습태도, 성취과정
친구와의 관계, 어떤 부분을 도와주면 되는지를 물어봤다.
그리고 이제 5학년이 되고 세컨더리 준비로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조언을 받았고 나에게 아주아주 상식적이지만 중요한 얘기를 해주셨다.
“학교의 유명세나 주변 얘기에 현혹되지 마시고 아이의 성향과 잘 맞는 학교를 찾아보세요. 가장 중요한 건 아이가 얼마나 즐겁게 중고등학교를 보낼 수 있는지예요.”
영어로 저렇게 딱 얘기한건 아니지만 결국 한국말로 바꾸면 이런 얘기다. 너무나 당연한 말인데 뼈 맞았다.
우리나라의 중고등학교와는 조금 다르게 캐나다의 중고등부터는 학교마다 가치관이나 추구하는 방향이 다 다르고 그래서 바라는 인재상도 모두 다르다.
우리 아이가 어떤 학교에 맞을지 부모가 정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정하게 해줘야 하는데 왜 자꾸 내 기준으로 정하려 했는지 모르겠다.(잘 못? 가면 아이들이 교실에서 담배 피운다는 얘기도 주워 들어서 더 걱정이 많았던 듯) 여기에는 합리화버전의 이유가 있지만 어쨌든 결론은 아이의 의사는 없이 내가 결정하고 조바심을 냈던 것 같다.
아이는 아이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보좌해 줘야지 멱살 잡고 끌고 가지는 말자.
다만 아이가 매우 조용한 성향이라 항상 지적받는 것 중 하나 shy... (나 이제 이 단어가 너무 싫어질라 해)
shy 한 게 나쁜 게 아닌데 여기 아이들이 워낙 자기주장이 강하고 시키지 않아도 자기 얘기 주절주절해서 그런 건지... 왠지 저 얘기를 들을 때마다 뜨끔뜨끔.
나는 내성적인 성향이 그 나름대로의 장점과 좋은 점이 더 많다고 생각하는데
한 가지 지독하게 안 좋은 부분은
캐나다에서는 프레젠테이션을 자주 시키고 남들 앞에 세우는걸 많이 연습시킨다.
나와 연습을 여러 번 했음에도 아이가 몹시 떨려했고 실제 프레젠테이션 결과지에 태도(목소리크기, 대중과의 눈 맞춤 등)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그 외에는 점수가 너무 좋은 걸 보면 발표 연습만 좀 시키면 될 것 같은데 남들 앞에 서는 연습을 어떻게 시켜야 할지 고민이 된다. (나중에 사회생활할 때도 중요하니 극복해야 하는 부분이다)
캐나다는 한국과 다르게 학원 개념이 없기 때문에 전부 개별로 알아보고 개별로 컨텍해서 내 아이에게 맞는 맞춤서비스를 부모가 전부 짜야한다.
정보부족, 인맥부족, 시간부족
이제 다음 주부터는 길고 긴 2달간의 여름방학이 시작된다.
작년에는 프랑스어 때문에 캠프를 보냈었는데 올해는 야외 수영장의 수영팀에 합류했다.
수영팀에서 아이들과 신나게 겨루고 친해지고 새까맣게 태워가면서 올여름을 잘 보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