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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잎 Aug 28. 2020

직장에서 핵 사이다 직원이 되는 방법

자신을 지킬 줄 아는 '사이다' 직원으로 거듭나기

사이다 같다

흔히 ‘사이다 같다’라는 표현은

속이 뻥 뚫릴 정도로

시원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하는 말이다.


내가 하지 못한 이야기를

대신해줄 때

또는 내가 하지 못한 행동을

대신해줄 때


말 그대로 대리 만족할 때 

사람들은 사이다 같다라고 말한다.


사이다 같은 선배들이 부러웠다

사회생활 초창기, 

나 역시 

사이다 같은 사람들을 선망했다.


방송국

말로만 일하는 피디에게

말은 쉽죠~말은 저도 할 수 있어요라고 

사이다 던지던 선배님.


일반 직장

버거운 일에 ‘힘들다’, 

‘혼자 감당하기 힘들다’고 

당당히 자신의 업무를 조율하던 

사이다 책임님.


곁에서 지켜볼 때마다 

사이다 한 잔

 

시원하게 드링킹 한 것 같은

기분에 취해 

그들을 롤모델 삼곤 했다.


나도 사이다가 되고 싶었다


‘나도 언젠가 

내 할 말 다 하며 

직장 생활을 하고 싶다'


사이다처럼 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직장에서는 꿀 벙어리였다.

이런 상황이 얼마나 답답했는지 

직장 꿈까지 꿨다

꿈에서 직장 생활을 

해본 적이 있는가...

정말 지옥이다...


‘내가 상사한테
이렇게 말했으면 어땠을까?’
‘아, 동료한테
이렇게 말할 걸’


후회하며 이불 킥을 

날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후회’라는 감정은

먼지처럼 털어지는 것이 아니라

신발에 붙은 껌딱지 마냥

늘러 붙어 떨어지질 않았다.


누가 봐도 불리한 상황을 겪고

말 한마디 못했을 때는

후회라는 감정이 배가 돼

하루 종일 그 ‘후회’라는 감정만

묵상하는 비참한 상황에 놓였다.


‘후회’라는 감정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후회’하는 자신이 싫어

선택했던 건 도망이었다.


‘내가 이 일을 그만두면 
후회라는 감정이 끝이 나지 않을까?
더 이상 꿈에 안 나오지 않을까...‘


정말 간절했었다. 


한 번은 퇴근하는 버스 안에서

‘이대로 사고 나서 

회사에 안 갔으면 좋겠다 '라고 

무심코 든 생각에

이젠 정말 멈춰야겠다 싶었다.

 

다음날 바로 면담을 신청했다.


처음직장에서 

속마음을 이야기했다


담당 선배는 

제일 힘든 게 뭐냐고 물어봤다.


이제껏 말 못 했던 것들을 

하나하나 꺼내

울분 토하듯이 이야기 했다.

그동안 쌓였던 후회의 감정이 

싹 내려가는 기분이 들었다.


말을 마친 뒤 ‘퇴사하겠다’라는 말에

선배는 ‘그동안 정말 힘들었구나’라는 

말과 함께 조언을 해줬다.



힘들면 말을 해.

말 안 하면
네가 힘든지 아무도 몰라. 

우리가 일 넘길 때,
버거우면
못하겠다고 이야기해.
그래야 다른 사람을 찾지.

할 수 있다고 말하면
진짜 괜찮은 줄 알아. 

못할 것 같으면
못한다고
분명히 이야기해줘야 해.

그래야 일이 진행되지


이 말을 마친 뒤 담당 선배는 

업무 환경을 개선해 준다고 말했다.


담당 선배는 내가 일하는 

직속 직원들과 1:1 면담을 통해

업무량에 관해 조율을 해주셨다.


결국 업무 상황이 바뀌게 되었을 때 


난 마치 미지근한 사이다를 

마신 기분이었다.


시원하지는 않지만, 

아직 남아있는 소량의 탄산들.


소화가 되는 듯한 착각을 주는 

사이다를 마신 기분이었다.


그때 확실히 깨달았다.

‘직장에서 정말 힘들면, 

말해야 되는구나.

말 안 하면 

아무도 모르는구나‘


누군가 대신해주는 것이 아닌 
누군가 대리로 해주는 것이 아닌
스스로 사이다가 되어
자신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사이다’가 되기 위해

스스로 몇 가지 원칙도 세웠다. 



직장에서 사이다 직원이 되는 방법


첫째, 힘들면 말하자



나의 일화처럼 

힘들 때 말하지 않으면 

정말 아무도~ 모른다

나의 경우 심지어 가족한테까지 

이야기를 안 해서 정말 골병이 났었다.

이걸 스스로 꺼내지 않으면 정말 힘들다.


힘들다고 말하면

마음은 물론, 

직업 환경도 개선할 만한 꺼리가 생긴다.


직장 생활하면서 

인간관계, 업무량, 직책으로 인한 부담감

뭐든 털어냈으면 좋겠다. 

‘후회’라는 감정이 삶을 짓누르지 않게


둘째, 미움받을 용기를 갖자



대부분 하고 싶을 말을 못 할 때는

미움받을까 봐 였다.


업무량이 과다한 상황에서 

일이 들어올 때 거절하지 못했던 이유는

일 못한 다는 소리를 들을까 봐,

미운털이 박힐까 봐였다.


그런데 일을 받고 완벽히 해내지 못하면

어차피 미운털이 박히더라

사람의 몸은 한 개이기 때문에

여러 업무를 소화할 수 없다.

이것도 스스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1. 당시에 미움을 받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시기와 업무량에 관해 

분명히 이야기할 것.


2. 거절을 못할 시에는 

마감 기한에 관한 조율은 반드시 할 것. 


3. 조율하는 과정에서 미움받을까 봐 

자신이 능력자라고 과대평가해 

무리해서 일을 받지 말 것


그 뒤로 일을 받을 때는

마감 기한에 관한 조율을 항상 했고,


자세히 묻는 나를 보며 

핀잔을 주는 이들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일을 깔끔히 

끝낼 수 있었다. 


셋째, 의견을 말할 때는 대안점을 생각하자



직장에서 처한 문제를 직시하고,

해결하려면 반드시 자신의 의견을 정리해야 한다.

문제뿐만 아니라 반드시 대안점을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 직장 선배나, 상사를 설득할 수 있고,

상황을 바꿀 수 있다. 


그냥 문제만 이야기한다면 괜한 투정으로 보일 수 있다.

문제를 이야기하고, 개선해서 어떤 방향으로 가면 좋을 것 같다고

대안점을 이야기하면 상황이 더 쉽게 바뀔 수 있다. 




나 역시, 

아직 사이다 직원은 아니다.

정말 말 못 할 때가 많다. 


하지만 말해야 하는 순간에 

말하는 직원이 되고 싶다.


일할 때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반드시 물어보는 사람이 되고 싶고


힘들 때 버거운 부분이 생기면

말한 뒤 개선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를 챙겨주는 선배가 

항상 붙어있는 것은 아니기에


자신을 지킬 줄 아는,

나 자신에게 ‘사이다’ 같은 

직원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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