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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가 좋은 날의 연속임에도 불행한 이유

인생은 시소와 같다

by 은잎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고 했던가?


운수가 좋은 날의 연속임에도,

불행하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다.


남편과 ‘행복’에 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때 우리는 두 가지의 선택지 중

한 개를 선택해야 했다.


당신이 살 수 있는 인생은 딱 두 가지입니다.
1. 부와 명예를 가졌지만 매일 불행한 사람
2. 누가 버린 음식을 먹을 정도로 가난하지만 매일 행복한 사람

남편은 1번, 나는 2번을 선택했다.

남편이 1번을 선택한 이유는

‘배고픈 건 싫다’였고

내가 2번을 선택한 이유는

‘불행한 게 싫다’였다.


재미 삼아한 거지만,

남편과 비교해봤을 때


나는 세상에서

‘감정’이 중요한 사람인 듯싶다.


행복을 마음껏 누리고 싶고,

불행한 게 싫다.

결국에 이 모든 것이

‘마음가짐’의 문제인데

생각보다 쉽지 않다.




운수가 좋은 날의 연속인 지금,
왜 나는 불행하다고 느낄까?

이 문제의 원인에 대해 깊게 파고들며

마음을 다시 다잡고 싶다.


1. 남들과 비교하면 불행해진다.

가장 고쳐지지 않는 게 남들과

비교하는 마음이다.

이때 불행하다는 마음은

조용히 내 일상 속에 스며든다.


내가 가지지 못한 걸 남들이 가졌을 때,

비교하는 습관은 한없이 부푼다.

‘나는 지금 이런데, 쟤는 왜 다 가졌어?’

억울한 마음이 들면서 불행해진다.


이 순간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은

남들도 우리를 부러워한다는 사실이다.

따져보면 다 똑같다.


누구는 가지고, 누구는 가지지 못한 것

누구는 누리고, 누구는 누리지 못한 것

이런 점을 지켜보면

시소를 타는 기분이 든다.


결국에는 나도 그 자리로 올라가 보고,

결국에는 원점으로 돌아가 보고,

결국에는 한없이 낮아지기도 하는 거다.


그러니, 00야. 남들과 비교하지 말자.


2. 욕심을 버리지 않으면 불행해진다.

놀부와 같은 못된 욕심을 가진 탓일까.

그 욕심으로 불행해지는 경우들이 많다.

더 높은 커리어를 누리고 싶고,

더 많은 가구들을 사고 싶고,

더 좋은 차를 사고 싶고,

더 좋은 옷을 입고 싶고,

이미 누리고 있음에도 만족하지 못하는

마음은 나를 옥죈다.

때론 이런 욕심때문에 상술에 넘어가게 한다.

쇼핑몰을 보다가 쇼호스트의 말에

혹하기도 하고,

마트에 가서 내 마음을 읽어주는

전단지의 멘트에 낚여

예정에도 없던 과소비를 할 때가 있다.


제일 심각한 점은 책을 살 때이다.

집에 책이 쌓여 있음에도

그렇게 책을 사고 싶다.

집에 있는 것부터 읽자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돌리곤 한다.


욕심을 버리기 위해서는

지금 내게 주어진 것을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나에게 딱 맞는 물건이 이미 있네.

난 정말 행복한 사람이야.‘


내가 이미 누리고 있는 것들을

하나하나 되새기며

만족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00야. 당근 마켓 좀 그만 봐


3. 너무 겸손한 척하면 불행해진다.

누군가 나에 대한 칭찬을 하면

끝없이 겸손해진다.


a: 참 동안이세요

나: 아니에요. 키가 작아서 그래요.


b: 유튜브가 참 재밌어요

나: 요즘 편집 툴이 워낙 좋아서...

휴대폰으로 편집하는 걸요


c: 어쩜 이렇게 빨리 친해졌죠?

나: 제가 좀 흔한 얼굴이라 그래요

칭찬을 받는 순간,

늘 이렇게 나를 낮춘다.


겸손해 보이고 좋지만,

가끔은 씁쓸한 마음이 들 때가 있다.


나는 이만큼이나 크고 멋진 사람인데,

상자에 가두고 싶어 하는 심리 때문에

몇 번이고 작아진다.


해야 할 말을 아끼고,

언젠가는 할 말을 잃고 그냥 미소 짓는다.

그럴 땐 속에서 응어리가 지는 것 같다.


조금은, 아니다. 가끔은 정말 많이

자신을 자랑해도 되지 않을까.


하염없이 낮아지는 것이 아니라,

여유롭게 자신을 인정해 주는 마음.

때론 그 마음이 필요하다.


00야. 너는 정말 크게 될 사람이야.

칭찬을 마음껏 누리기에 충분해





제목에도 적었듯이 지금은

‘운수가 좋은 날’이다.

이 좋은 날, 쓸데없는 것들로

불행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 ‘운수 좋은 날’을 누리기에

참 합당한 사람들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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