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7.부터.
2015. 7.부터 그린 그림.
고작 한 달 반 아기를 품었습니다.
첫 아이였는데 심장소리 한 번 들어보지 못하고 흘려버렸습니다.
산부인과 의사 선생님이 ‘흘려버리면’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습니다.
기계적으로 말하는 그 선생님의 목소리가 처음에는 무서웠고, 그다음에는 싫었고, 나중에는 들리지 않았습니다.
너무 울지 말라고 그러는 것 같아 더 울었어요.
아기를 잃고 편지는 더 쓰지 못했습니다.
무엇이든 생각으로 빚어내는 것은 손댈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몸을 바삐 움직이는 것이 시간을 보내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유산한 몸이었고 많이 움직여 몸이 피곤한데도 잠이 오지 않아 불면증을 오래 겪었습니다.
잠을 제대로 못 자거나 날카로워져서 남편한테 화를 낸 날에는 생각하지 않고 바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거칠기만 한 이 그림들이 불면증을 고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