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축 가까이에서 보는 하늘
하늘 보는 것을 좋아한다. 핀란드에서는 유독 하늘을 보며 멍 때리는 시간이 많았다. 미세먼지 한 점 없이 맑고 매력적이다.
내가 머물렀던 도시는 핀란드 중부지방 도시 오울루(Oulu), 북극권 바로 아래이다. 위도가 높아서 집 발코니에서도 오로라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오로라 시즌은 오울루 도시 기준 10월부터 3월 초중순까지다. 애석하게도 3월 20일 핀란드 입국, 5월 초 출국이었던 나는 오로라를 보지 못하고 핀란드를 떠나게 되었지만.
훗날 소중한 사람과 꼭 다시 와서 오로라를 두 눈에 담으리라.
오로라는 보지 못했지만, '백야'는 조금이나마 경험했다. 4월 초부터 저녁 시간에 백야의 기운이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처럼 5시 반(겨울)~7시 반(여름)이라는 일몰 시간의 공식이 여기서는 통하지 않는다.
백야는 정말 신비롭다. 달이 밝게 떠있는데 땅도 밝다.
4월의 백야는 새벽 어스름과 비슷하다.
신비한 푸른 기운이 땅을 감싸는 느낌.
어디선가 도플갱어라도 만날 것 같은 미지의 시간대 속에 있는 느낌.
4월 초의 백야
백야의 절정인 한여름 6-7월은 어떨지 궁금하다.
지구의 낯선 곳에서 살다보면 내가 살던 세상이 전부가 아님을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