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라토너 Aug 11. 2019

한여름의 달리기는 쉽지않다

사람들이 새벽에 뛰는 이유가 있었네


지난달, 어김없이 춘천마라톤 풀코스를 신청해놓고는 열심히 뛰지 못했다. 8월에야 말로 월 100km를 달성하자고 호기롭게 나 자신과 약속했지만 어느새 8월도 1/3이 지났다. 이대로 가다가는 50km 채우기도 힘들어질 것이라는 생각에 이번 주말에는 한강 15km 달리기를 계획했다. 스트라바(운동앱)의 피드에 올라오는 기록들의 출발시간이 죄다 새벽 5시 반에서부터 아무리 늦어도 7시 전이었다. 역시 날씨가 더우니 다들 일찍 뛰는구나, 나도 그래야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혼자의 의지만으로는 쉽지 않아 타협하다 보니 일어나니 7시가 넘었고, 한강은 늦었다 싶어 남산으로 향했다.


뛰기 시작한 시각은 8시였다. 남산 소월길은 나무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그늘 덕에 햇빛을 직접적으로 받지는 않았다. 하지만 공기가 너무 더웠다. 아니 이미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후덥지근했다. 안 되겠는데.. 북측순환로 언덕길은 도저히 못 뛰겠는데?라는 생각이 점점 커져갔다. 목에 아이스팩을 감고 나갔지만 흔들거려 더 거추장스러울 뿐이었다.


'그래 어차피 애초에 계획했던 한강 15km를 뛰는 것도 아니고, 다음에 일찍 나와서 제대로 뛰자. 오늘은 베이글이나 먹으러 가자!'


그렇게 2km를 조금 더 간 지점에서 반환했고 출발점으로 간 뒤 다시 턴해서 해방촌의 베이글 카페로 우다다다 뛰어 내려갔다.


시원한 아메리카노를 들이키니 온몸에 달아오른 열이 조금은 식는 기분이었다. 뒤이어 나온 햄에그베이글은 밀도 있는 참깨베이글에 잘 데워진 계란과 햄에 치즈가 진득하니 녹아있었다. 적당히 자극적인 맛이었고,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골고루 채우는 느낌이었다. 운동하고 나서 먹는 식사로 딱이었다. 먹으면서 등줄기로 흐르는 땀을 느끼며 사람들이 왜 아침 6시도 되기 전에 뛰는지 십분 이해가 됐다. 다음 주말에는 나도 꼭 7시 전에 뛰기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해방촌 브루클린베이글카페로 달려간 로그
매거진의 이전글 나도 이제 들으면서 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