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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토끼 Jun 26. 2021

달력

 달력을 제 때 찢어본 적이 별로 없다.

 달력에 적혀있는 글을 느긋하게 하나하나 읽어본 적이 없다. 달력은 수다쟁이지만 들어주는 사람이 없다.

 달력의 지난날들을 보고 있노라면 기억이 선명히 나는 날이 있는가 하면 습기 찬 화장실 거울처럼 기억이 뿌연 날들이 있다. 아니면 정말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는 날도 있다.

 달은 힘이 없다. 달력은 힘이 없다. 나는 달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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