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마음에 대한 기록(3)
생애 첫 혼술바를 다녀오고 지인 모임 일정이 잡혔다.
'술 알레르기'로 인해 그동안 술을 마시지 못했다. 그런데 왜인지 이 날은 술을 마셔야할 것같았다. 사실은 어쩌면 답답한 마음에 취중 고백이라도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무알콜이 아닌 알콜을 마셨다. 주변에서 다 괜찮냐고 물었다. 2차로 간 맥주집에서도 알콜을 마셨다. 알콜 쓰레기인 내가 총 세 잔을 마셨다.
집에서도 한 잔 정도는 괜찮았다. 아니나 다를까. 두 번째 잔부터는 머리가 빙빙 돌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마시고 싶었다.
옆자리에 앉은 그를 의식해서였을까. 그는 나에게 '응급실에 가야하는 것 아니냐'며 물어보았다. 나는 '괜찮다'고 말했다.
저녁 10시, 집에 다와갈 때쯤, 술덕분에 용기를 얻은 나는 그에게 연락했다.
'집에 잘 들어가셨어요?'
그는 바로 답이 왔다.
'혼술 중이예요.'
그리고 그에게서 전화가 왔다.
'갑자기 나에게 전화를?'
수 천가지 생각이 들었다.
일단 전화를 받았다.
"술이 부족해 집 근처에서 혼술해요."
"소주를 그렇게 많이 마시고 또 혼술을 한다고요?"
"연애할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이런 나 자신도 괜찮아요?"
"좋으면 하는 거죠."
"내가 왜 좋아요?, 나랑 사귈까요?"
"저한테 마음 있으세요?"
연이은 대화에서 우리는 서로 알겠다고 결론을 내린 후 전화를 끊었다.
맥주 세 잔을 마시고 뜬 눈으로 아침을 맞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