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그

무너진 마음에 대한 기록(4)

by 김영진


다음 날 마주친 그와 나 사이에는 침묵만 흘렀다. 마주쳐도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답답한 나는 그에게 연락했다.

"대화 좀 합시다."


그는 미안하다고 했다.

실수한 건 아니었지만, 너무 성급한 결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리고서는 사람 마음 가지고 장난쳐서 죄송하다고 했다.


그날 이후 내 마음은 멈춘 채로 며칠을 흘려보냈다. 하지만 멈춘 마음을 그냥 둘 수만은 없었다. 그래서 마음 정리를 하기로 했다.

"우리 모임 당일 날로 돌아가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냥 평소처럼, 연락하면서 그렇게 지낼 수 있을까요?"

"네. 영진님만 괜찮다면 저는 괜찮아요., 먼저 연락주셔서 감사합니다. 연락 하실 줄 몰랐어요."

"네. 그런데 저 좋아했던 건 아니었어요. 그냥 인간 대 인간으로 알아가보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일주일이 지나 다시 그를 마주쳤다.

괜찮은 줄 알았다.


차 안에서 펑펑 울면서 집으로 향했다.

억눌렀던 감정들이 자꾸 쏟아졌다.


주워담느라 힘들었다.




여전히 마음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나서부터가 진짜였다.


혼란스러운 감정은 그를 볼 때마다 더 해졌다.

아무에게도 이야기를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다. 그리고 교차하는 감정 속에서 선택을 해야만 했다.

그를 차단하기로 결심했다.

멀티 프로필로는 부족했다.


그 날 밤, 나는 쉽게 잠 들 수 없었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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