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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집 이야기 Sep 10. 2016

뉴욕으로 유학을 떠나다

-꿈속에서 만나는 나의 그림자-


대학을 졸업한 지 10년도 넘었지만 나는 최근 다시 대학을 다니고 있다. 물론 현실이 아닌 꿈속에서다. 7월의 어느 날 나는 은행으로 직접 가서 등록금을 납부하는 꿈을 꾼다. 대학을 졸업한 지 10년이 넘었는데 나는 왜 다시 대학에 다니려 하는 걸까.

 

재미있는 꿈이었고 이 꿈이 분명 이어질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꿈을 지켜보다 보면 아무 의미 없어 보이는 황당한 행동들이 조금씩 이동하고 변화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한 달 뒤 나는 유학을 떠났다.



그 꿈에 대한 이야기이다.

대학교 3학년 정도로 뉴욕으로 전공인 디자인 유학을 왔다. 오늘 도착해서 짐을 놓고 밖으로

 거리 걷고 있다. 영어를 못하는데 어떻게 수업을 들을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나에게 이 유학은 두려움 감정이 앞서지만 어떤 결심으로 느껴진다.


걷다가 가족에게 도착했다고 연락해야겠다는 생각 든다. 아직 여기서 개통한 휴대폰도 없고, 개통 방법에 대해 아는 게 없다. 미리 정보를 알아오지도 않았다. 주머니에 만원이 있고, 저 앞으로 편의점과 공중전화가 보인다. 전화카드를 사서 전화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걷는데 주변이 어둑해지고 어느덧 상점들은 모두 불이 꺼지고 문을 닫았다.


걸어온 길을 뒤돌아 다시 숙소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에 뒤돌아 걷는다.  닫힌 상점들을 보니 엄청난 외로움이 느껴진다. 앞으로 여기서 혼자 유학생활을하려면 이런 감정에도 익숙해져야 한다는 생각과, 내 친구 김양이라면 미리 핸드폰도 알아보고 여기서 적응도 잘했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불안해하고 준비성 없는 내 모습에 김양하고 순간 비교하게 된다.


점점 더 어두워지고 비까지 내린다. 거리에 사람도 없고 외진 곳이다. 중간에 작은 초소 같은 곳에 경비가 있어 휴대폰(갑자기 등장)에 영어로 입력해 놓은 주소를 보여주며 짧은 영어로 어떻게 가냐고 묻는다. 경비는 여기서 꽤 멀다고 답한다. 다른 경비를 불러주는데 다른 경비는 나에게 택시를 잡아주려 오는 택시에 손을 흔든다. 나는 택시비를 지불한 돈이 없는데 하는 걱정 든다. 굵은 비는 계속 내린다.



꿈속에서 나는 현실에서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뉴욕으로 유학을 왔다. 뉴욕으로의 유학은 생각해 본 적도 없으며 내게는 너무나 낯선 장소이다.



왜 하필 뉴욕일까.

뉴욕은 어떤 도시인가 영어권 나라의 중심이며 수많은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이다. 뉴욕을 찬양하는 수많은 노래들이 있고 아이 러브 뉴욕이라는 상징적인 메시지가 디자인된 상품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기도 한다. 뉴욕은 하나의 도시이면서 거대한 에너지가 집중되는 도시이다.


나는 이 곳에 전공 유학을 위해 왔다. 디자인 전공이라면 뉴욕은 분명 멋진 도시일 것이다. 그러나 이 도시는 내게 너무나 낯설다. 이곳에 온 나는 불안하고 엄청난 외로움을 느낀다.

건물들도 사람들도 언어도 공기조차도 너무나 낯설게 느껴진다. 그곳에 나는 혼자 있


전공 유학은 전문적으로 나를 단련하고 그동안 내가 알던 것 이상의 외부의 자극을 수용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이것이 나의 직업적 소명이든 무의식을 탐구하는 과정의 한복판이든 나는 지금 그 과정을 위해 여기 와있다. 엄청난 외로움도 이제는 혼자 버텨야 한다는 것도 안다.

이곳에서의 시간을 보내는데 가장 필요한 에너지는 바로 친구 김양이다. 꿈속에 나오는 동성 인물은 그림자로 보통 내가 그동안 돌보지 못한 나의 에너지이다. 꿈속에 나온 김양에 대해 생각해 본다. 그녀는 내 꿈속의 단골손님 같은 존재이다. 

그 이유는 그녀와 내가 너무나 다른 성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너무나 내향적인 인물로 혼자 생각하며 에너지를 축적하고 소수의 사람들과의 친분을 유지하며 개인적인 시간을 방해받는 것에 예민한 편이고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 존재한다. 그러나 그녀는 외향적인 스타일로 주위에는 늘 친구가 많고 처음 보는 사람과도 쉽게 친해지고 깊은 관계를 유지하는 다수의 친구들이 있다. 또한 정이 많고 새로운 것에 대한 흥미가 많고 두려움이 없다. 내가 생각하는 그녀는 항시 활기차에너지가 넘친다.


각 성향에는 물론 장단점이 있다. 그러나 꿈속에 김양이 등장함으로 인해 알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내 안의 김양의 에너지도 있으며 

지금 이 유학길에서는 이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꿈은  말하고 있다. 


기본적인 내 성향을 존중하며 가능한 한 조금씩 다른 내 안의 에너지를 꺼 보는 것이 내겐 필요하다. 부러워하며 자신을 탓하기만 하며 시간을 보낼수는 없다.


길은 잃었지만 나는 어설픈 영어로 경비아저씨에게 길을 묻고 그들은 날 위해 택시를 잡아준다. 보통 경비는 외부나 입구에서 건물을 보안하고 안내한다. 내 안의 어떤 곳으로 가기 위해 나는  입구에 서있는 경비에게 안내를 받고 있다.


날 위해 택시를 잡아주지만 나는 택시를 여유롭게 탈 만큼의 상황은 되지 않는 거 같다. 무엇을 하든 돈이 드는 것에 대해 이제는 너무나 아는 나이가 되었다. 돈은 나에게 더 빠르게 나아갈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돈은 내게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내 안의 돈 같은 에너지를 얻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일? 비록 지금은 내가 택시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 걱정이 먼저 들지만...

그래도 나는 그곳에 있고 나아가려 한다.


꿈속에 나와는 전혀 다른 성향의 인물이 나왔다면 그냥 지나치지 말고 그 사람에게 내가 투사하고 있는 게 무엇인지 잠시 들춰본다면 그것 그대로 내 안으로 품을 수 있는 에너지가 될 것이다.


그 사람이 나왔다면 분명 그 사람의 어떠한 모습이 내 안에 있는 것이고 지금 그것이 필 하꿈은 내게 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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