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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위 Mar 10. 2021

is

오후만 있던 일요일


서성이다 종묘로 향하였다.
당초 益善 엘리에서 non caffeine 티를 마시며 책을 읽으려던 참이었다.
절묘한 시점에 익선동 카페들 앞에 머리 둘 곳을 찾지 못하는 연인들로 넘쳐난다는 실시간 정보를 입수하였다.
그리하여 종묘는 강요된 선택이었다.
허나 우리에겐 성서러운 공간이 필요하다.
生으로 넘쳐나는 도시의 공간에서 死의 공간은 얼마나 성서러운가!
 
도시의 聖的 공간은 세속과 함께 공존한다.
죽은자를 기리는 집에 들어서면 우리는 늘 옷깃을 여미고 하늘을 쳐다본다.
오!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나이까?


내친김에 인사동으로 걸음을 옮겨 갤러리 이곳저곳을 또한 서성였다.
환하게 열린 유리 사이로 담담한 얼굴이 발길을 잡는다.
앙다문 입술, 후드티 아래 흩날리는 머리칼
얕은 방파제 너머 하늘인가 바다인가
갤러리 is의 그림은 실시간으로 나를 제주로 데려간다.
 
아! 제주 봄 노란 유채가 그립구나!

오늘의 사족 1. 그림은 이재선 작가의 “이방인”
2. 안타깝게도 전시는 어제(2021 03 09)끝났다.
3. 신인 작가임에도 빨간 동그라미가 붙은 작품도 보이더라. 내가 다 마음이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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