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 V: 상징적 두 장면
12월 15일 노란 조끼 5번째 시위가 프랑스 전역에서 벌어졌다. 지난주 마크롱 대통령의 특별담화 이후 맞이하는 첫 번째 토요일의 시위 양상은 예전과 비교하여 다른 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비록 시위대의 규모가 이전보다 축소된 듯하고 폭력성도 현격히 감소하였다. 다만 이전의 시위에서는 보지 못한 장면들이 눈에 띈다.
첫 번째 방송화면 캡처에서 보이듯 시위대가 경찰차를 검문하는 듯한 장면이 이 시위가 가지는 의미를 한눈에 알게 해 준다. 경찰도 민중 속에 있으며 전국 각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시위가 발생할 경우 결국 치안과 안정은 경찰의 몫이 아니라 깨어 있는 다수 대중의 자발적 질서유지 노력 속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 아닌가 한다. 더불어 노란 조끼에 매직으로 쓴 문구가 이 시위의 근원적 분노가 어디에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마크롱, 네 롤렉스를 봐, 지금은 반란의 시기야”
앞으로의 시위의 양상이 어떻게 변해갈 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한 장면은 바로 아래 사진이다. 일군의 (행위예술가로 보이는) 여성 시위대가 자유와 이성의 공화국 상징인 마리앤(Marianne 또는 Maire-Anne) 복장을 하고(또는 가슴을 드러내고) 경찰 저지선 앞에 나타난 것이다.
폭력은 제압하기 용이하다. 국가가 가진 권위와 물리력은 오합지졸 대중의 폭력성과는 비교할 수 없다. 하지만 마리앤과 같은 문화적 상징 그리고 공화국 성립의 근원적 요소를 가지고 가장 비폭력적 형태로 그것도 젖가슴을 드러내고 나타나면 우리의 감성은 어디로 향할지 묻지 않아도 답이 저절로 나온다.
더구나 그들은 들라크루와의 그림에 나온 마리앤처럼 무기를 손에 들고 있지도 않다. 이로써 나의 지난 예측은 반은 맞고 반을 틀렸다. 시위는 지속될 것이다. 앞으로 시위대가 들고 나올 구호와 퍼포먼스는 이전보다 덜 폭력적이나 마크롱의 한계와 아픈 지점을 더 선명하고 극명하게 드러내는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