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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위 Jul 17. 2019

까미노 생각 없이 걷기_04

금기를 금기하라.

리카르도, 그는 로마 출신이다. 이탈리아 출신답게 끊임없이 떠들고 웃고 마시고 피운다. 저녁 식사로 나온 스페인 와인을 맛없다고 흉보며 이탈리아 와인을 줄줄 읊어댄다. 술 마신 이야기, 약 하고 헤롱 했던 이야기, 여자 친구들과 사랑을 나눈 이야기(물론 훨씬 적나라한 표현으로 싱글거리며) 거침없이 직진이다.
식사와 함께 나온 와인을 다 마시고 옆자리 와인까지 먹고 다시 자리를 옮겨 맥주를 마신다. 저녁 마치고 산책하다 돌아오니 카페 밖에서 여전히 술잔 앞에 앉아 있다. 불현듯 그가 피우고 있던 말보로 레드를 한 가치 달라고 했다. 2000년부터 피우지 않았으니 한 20년 돼가는 모양이다. 2009년에 한대 태우긴 했다. 그 이야긴 나중에 할 일이 있을 것이고.. 니코틴에 매이는 것이 싫어 끊긴 했으나 그간 다시 피우는 걸 금기시했으나 오늘 그 금기를 금기한다.
여전히 담배는 매력적이다.

다음날 아침 리카르도가 모닝 담배를 꺼내 물다 말고 내게 말을 건다. 어제 담배가 마지막이지? 니 걱정이나 해라..
한성에 땐스홀을 허하듯 모든 금기를 걷어치울 것인가?

2019.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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