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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위 Jul 19. 2019

까미노 생각 없이 걷기_09

허위의식과 무심의 경계에서

힘들다. 오늘 바람도 살랑이고 구름이 하늘을 덮어 화살 같은 햇살을 피할 수 있어 걷기 좋다고들 하나 그 모든 것이 본인의 컨디션보다 중요하지 않다. 걷는 속도도 시간당 5km 정도이고 중간에 쉬지도 않는 친구들과 오전 내내 같이 걸었으나 위장에서 아침 먹은 것이 내려가지 않는다. 점심으로 어제저녁 먹고 남은 복숭아 하나로 때우고 계속 걷는다. 오후에는 약간 어지럽기까지 하다. 이런면 일사병 증세인데 살살 걱정이 되기까지 하다. 땀도 그냥 나는 것이 아니라 식은땀이 줄줄 흐른다.


생각이 몸을 지배하는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아침나절에 받은 메일 한통으로 온통 신경이 그쪽으로  있으니 걷는  아무 생각 없이 평온 할리 없다.

요약하자면 외국의  대학으로부터 초빙 레터를 받게 된다는 소식인데 테뉴어 자리는 아니고 계약직이지만 리서치 센터를 책임지고 만드는 일이라  아드레날린이 솟아나기는 하는 포지션이긴 하다.

난관은 이제부터인데 얼핏 생각해도 앞으로 어떤 상황에 처하게 될지 충분히 상상할  있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세상 굴러가는  마음대로 되더냐.. 그냥 어찌 되어 가는지 보고 그대로 살자고 편한 대로 생각한다고 하지만 가슴 아래께가 하루 종일 뭐가 걸린  걸음을 괴롭히니 무심히 세상 결정대로 살자는 생각은 허위의식의 발로이지 진정한 의식의 고양 상태는 아닌 모양이다. 길을 마치면 무심한 상태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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