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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기 Dec 05. 2021

오늘도 깊은 잠은 없었다

깊은 잠을 위해 손톱만큼의 빛도 허용치 않고

때로는 백색소음과 타이머도 틀지만

꿈을 꾸지 않거나 중간에 깨지 않는 '쭉잠'은

내게 너무너무 낯설다.


언제부터였는지 기억나지는 않지만

숙면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음에도

내게 숙면의 날은 기억에 거의 없다.


최선을 다하는 만큼 강박이 생긴 건지

하루에 최소 몇 시간 이상은 자야 한다는 생각에, 중간에 깨서 잠이 오지 않을 때 핸드폰으로 축구를 보는 이유도 사실은, 무언가에 최고조로 집중할 때 금세 곯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요 며칠은 유독 잠을 일찍 깨서 피곤했기 때문에 오늘은 길게, 깊게 잠들 줄 알았는데 더 일찍 깨버렸고, 두어 시간의 노력에도 다시 잠들지 않아 허풍을 떨며 웃으며 일어났다.


사과를 깎고 잔잔한 노래를 틀어, 책을 읽다가 검은 먹물 두 방울쯤 섞은 듯한 주황색 햇빛이 들어올 때쯤 그제야 예고된 고단함이 풀렸고, 글에 조금 더 집중해가며 꾸벅대기를 시작한다. 그렇게 잠들고 싶어 할 때는 죽어도 안 들어지더니.


간만에 듣고 싶은 음악으로 한 시간짜리 리스트를 만들어, 잠과 음악 감상 사이의 한 시간을 보내며 주일을 맞는다. 잠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해본다. 고단히 노력하는 잠보다는, 될 대로 돼라 식의 잠이 어쩌면 더 좋은 쉼이 될 수도 있겠다.


하나님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이 모든 이들이

푹한 쉼의 오늘을 누리게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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